은행 가계대출 금리가 3개월 연속 하락했다. 경기둔화 우려로 장기 시장 금리가 하향곡선을 그렸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19년 1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 가계대출 금리(이하 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58%로 전월 대비 0.03%포인트(P) 떨어졌다.
가계대출 금리는 지난해 11월부터 꾸준히 낮아졌다. 2017년 10월(3.51%) 이후 1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요 지표인 3년·5년 만기 은행채(AAA) 금리가 내려간 여파가 컸다. 글로벌 경기에 먹구름이 끼면서 미국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겠다는 뜻을 시사한 데다 연내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0.07%P 하락한 3.12%를 기록했다. 2016년 11월(3.04%) 이후 가장 낮았다.
집단대출 금리(3.14%)와 일반 신용대출 금리(4.57%)는 각각 0.09%P, 0.07%P 하락했다. 500만원 이하 소액대출 금리(4.44%)는 그 하락 폭이 0.19%P로 가장 컸다.
반면에 전체 기업 대출 금리는 3.81%로 0.04%P 상승했다. 고금리 대출 취급 상품이 늘며 대기업 대출 금리(3.58%)가 0.08%P 오른 영향이 컸다. 전체 기업과 대기업 대출 금리는 각각 2015년 3월, 2015년 2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한은 관계자는 “매출채권 관련 대금을 일정 기간 내에 상환하지 못하면 벌칙성으로 고금리 대출 상품이 적용된다”며 “대기업 매출대금이 회수가 덜 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대출 금리(4.0%)는 0.02%P 상승, 2015년 3월(4.02%) 이후 처음으로 4%대에 들어섰다. 가계, 기업, 공공 및 기타 대출을 아우른 전체 대출 금리는 3.73%로 전월보다 0.01%P 상승했다. 저축성 수신 금리(2.0%) 0.05%P, 예·적금 등 순수저축성 예금금리(2.01%)는 0.04%P 하락했다.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 간 차액인 예대 금리 차(잔액 기준)는 2.31%P로 전월과 같았다.
가계 고정금리 비중은 41.5%로 2017년 4월(43.1%) 이후 가장 높았다.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 금리에선 상호저축은행(11.36%)이 한 달 사이 1.08%P 급등했다. 금리 상승 폭은 2017년 1월(1.08%P) 이후 가장 컸다.
상호금융(4.14%→4.21%), 새마을금고(4.50%→4.51%)에서도 대출 금리가 상승했다. 신용협동조합(4.80%)만 0.02%P 낮췄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