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25일 총궐기대회를 열어 유아교육법 시행령에 반대한 한국유치원총연합회에 강경 대응을 유지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관계기관과 강력하고 엄중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한유총은 이날 국회의사당 앞에서 '유아교육 사망선고! 교육부 시행령 반대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집회에는 유치원장과 교사 등 3만명(경찰추산 1만 1000명)이 참가했다. 자유한국당 홍문종·정태옥 의원과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 노광기 전 전국어린이집연합회장 등도 함께했다.
교육부가 최근 유치원이 '에듀파인' 거부 등 집단행동시 국세청·경찰·공정위 등과 공조해 대응하겠다고 밝히자 한유총 역시 사활을 건 총궐기대회로 맞섰다. 한유총은 에듀파인 도입뿐만 아니라 다른 운영 관련 조항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유치원 운영상 실수가 발견될 경우 정원감축이나 운영정지 등 조항이 사립유치원 존립을 흔든다고 주장했다.
이덕선 한유총 이사장은 “평화로운 집회를 개최해도 경찰, 공정위, 국세청, 교육부 등 모든 공권력을 동원해 위협하는 정부가 제정신인지 의심이 간다”면서 “교육부는 유아교육 사태를 에듀파인 문제만 부각시키지만 유아교육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 국·공립 40% 조기 확대, 국회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유치원 3법 등 사립유치원을 말살하기 위한 규제들을 연일 내뱉고 있다”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집회 예고에도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 일부개정안을 25일 공포했다. 개정안은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한다. 사립유치원 규모에 따른 에듀파인 단계적 도입이 내용이다.
현원 200명 이상 유치원을 대상으로 1단계 도입한 후 내년 3월 1일부터는 모든 사립유치원이 적용 대상이다. 고등학교 이하 일부 사립학교에도 에듀파인이 도입된다. 도입하지 않으면 유아교육법 제30조에 의해 교육관계법령 위반으로 시정명령 및 행정처분(시정명령 불이행)을 받는다.
유 부총리는 25일 기자들과의 토론회에서 “한유총 집회처럼 에듀파인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국민 의사에 반하고, 교육자 본분도 지키지 않겠다는 입장과 같다”면서 “관계기관과의 협력을 통해서 강력하고 엄중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영리 목적 유치원 운영이라고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교육이라고 할 수 없다. 이를 바로 잡는 것에 다수 유치원도 동의하고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유총이 교육부가 '불통'이라고 지적하는 점에 대해서는 “회계가 투명하게 관리되지 못했다면 이제라도 제대로 해야 한다는 상식적인 국민적 요구에 한유총이 거부의사를 표했다. 사회적 합의를 존중하지 않으면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기본 합의가 있기 전까지는 지원이나 보완 대책을 논의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유 부총리는 혁신교육과 기초 학력에 대한 의견도 풀어놨다. 올 해는 혁신학교가 출발한 지 10년이 되는 해다. 유 부총리는 혁신학교가 학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지만, 출발점 자체가 낮은 지역에서 출발한 탓이고 오히려 상승속도 자체는 더 높았다는 조사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 부총리는 “교사양성시스템 전환을 비롯한 다양한 내용을 포함해 3월 말쯤 기초학력에 대한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라면서 “혁신학교 수를 늘리는 차원이 아니라 공교육 체제 안에서 미래교육 역량 갖추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방안을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특목고·자사고 등에 대해서는 “입시 경쟁을 심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원래 취지에 맞게 운영된다면 교육감이 그 지역 기준에 맞게 평가하고 운영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