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입성을 앞둔 국내 이차전지 양극재 업체 에코프로비엠이 대규모 투자 수요를 확인하며 대박을 예고했다. 상장 이후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어설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에코프로비엠 상장주관사인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21일과 22일 진행된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공모 경쟁률은 277.9대1을 기록했다.
앞서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14~15일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 4만8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희망공모가(3만7500원~4만2900원) 상단을 넘어선 가격이다. 기관 공모 경쟁률은 988대 1에 달했다.
상장 이후 주가 전망도 밝다. 공모주 수요 예측 당시 가격을 제시하지 않고 백지 위임장을 넣는 기관도 상당수였다는 후문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투자자도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9000억원 이상으로 상장 이후 주가 흐름에 따라 기업 가치가 1조원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에코프로비엠은 이차전지 사업 전문화를 위해 2016년 에코프로 이차전지 소재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한 회사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니켈 비중이 80% 이상인 하이니켈계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양극활물질을 생산한다. 글로벌 NCA 양극재 시장에서 테슬라 전기차용 양극재를 납품하는 일본 스미토모메탈마이닝에 이어 세계 2위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전기차용 니켈코발트망간(NCM) 811 양극재를 세계 최초로 양산하며 주목받았다. NCA와 NCM을 동시에 하이니켈계로 양산하는 양극재 업체는 에코프로비엠이 유일하다.
김정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 주력 제품인 NCA 양극재 주 수요처인 원통형 전지 수요는 2025년까지 매년 평균 29% 성장이 전망되는 반면 NCA 시장은 3개 업체가 과점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에코프로비엠이 선제 증설로 양극재 생산능력을 늘리면서 NCA 공급부족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기차·이차전지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회사는 매년 신규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2016년 8500톤이었던 생산능력은 작년 말 기준 2만9000톤까지 늘었다. 현재 경북 포항에 건설 중인 CAM5가 올해 말 완공되면 생산능력은 연산 5만5000톤까지 늘어나게 된다. 공모자금 70% 이상을 증설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4060억원 매출과 360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9000억원 이상 매출과 700~800억원대 영업이익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권우석 에코프로비엠 대표는 “지난 2004년 양극재 사업을 시작한 이후 15년 만에 결실인 상장을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도 회사를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높은 청약 경쟁률로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이를 업계 전체가 발전할 수 있는 모멘텀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