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대형 SUV '트래버스' 출시 또 한발 늦나

한국지엠이 올해 상반기 판매를 예고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래버스' 출시 일정을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신차 판매를 위한 인증 작업도 준비 단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올해 현대차 '팰리세이드'가 촉발한 대형 SUV 시장 경쟁에 트래버스가 동참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출시 시점조차 확정하지 못한 탓에 또 한발 늦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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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이 출시를 예고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래버스.

13일 한국지엠은 트래버스 출시 시점과 가격 책정, 제품 전략 등을 내부 논의 중이며, 출시 일정도 아직 조율 중인 단계라고 밝혔다. 팰리세이드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대형 SUV 시장 점유율을 뺏기 위해 무리하게 판매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지엠은 다음 달 말 열리는 2019 서울모터쇼에 전시관을 꾸리고 올해 계획한 신차 트래버스와 콜로라도를 포함한 쉐보레 전 차종을 전시할 계획이다. 그러나 트래버스 사전계약이나 판매 시작 등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2019 서울모터쇼에 트래버스와 콜로라도 신차 2종을 전시해 시장 반응을 살필 계획”이라면서 “철저한 준비와 면밀한 시장 조사를 거친 이후 신차를 내놓겠다”고 말했다.

한국지엠이 트래버스 출시 시점을 미루는 가장 큰 이유는 물량 때문이다. 미국 본사로부터 수입·판매하는 차종이다 보니 물량이 제한적이다. 현재 트래버스는 북미 SUV 시장 출시 이후 큰 인기를 끌면서 수출 물량이 넉넉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지엠 본사가 신차 출시 일정을 결론짓지 못한 사이 영업 현장 불만은 커지고 있다. 지난해 6월 부산모터쇼에서 트래버스를 공개한 이후 8개월이 지났지만 본사는 여전히 출시 일정에 대한 확답을 주지 않고 있다. 판매 대리점들은 트래버스 조기 투입을 강력히 요구하는 상황이다.

쉐보레 판매 대리점 관계자는 “영업 현장에서 본사에 신차 도입을 수차례 건의했으나 아직 시점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면서 “현재 쉐보레는 경쟁 브랜드에 비해 고급차나 대형차가 절대 부족해 소비자 요구에 적절히 대응할 수 없는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지엠은 군산공장 폐쇄와 단종 차량 판매 감소 등 여파로 올해 1월 완성차 5개사 가운데 내수 판매 최하위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승용차 판매는 3319대로 전년 동기 대비 41.2% 감소했고 SUV는 1162대로 28.0% 줄었다. 주력 차종 부진도 심각하다. 경차 스파크는 2164대에 그쳐 35.3% 줄었고, 말리부도 1115대로 24.5% 감소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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