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사업본부가 우정사업기반망 회선서비스 사업자를 이원화한다. KT 아현지사 화재 사고 이후 공공기관 중심으로 통신 재난대응체계 강화를 위한 망 사업자 이원화 확산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본 우정사업정보센터(이하 센터)는 내년부터 5년 동안 차세대 우정사업기반 망 회선서비스를 담당할 사업자를 선정한다. 우정사업기반망은 본부와 전국 3500개 우체국 창구를 연결하는 업무·서비스 망이다. 약 1300억원을 투입, 연말까지 노후 통신장비 교체와 대역폭 증대, 신기술 적용을 추진한다.
망을 이중화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주(메인)회선과 부(백업)회선을 분리, 각각 회선서비스 사업자를 선정하는 게 특징이다. 사업을 2개로 나누어 1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사업자는 2사업 참여를 제한하는 방식을 적용한다. 센터는 “우정사업기반망 안정성 확보와 생존성 강화를 위해 주회선과 부회선 사업자를 분리해서 선정한다”면서 “KT와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와 SK텔레콤 간 하도급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센터는 센터와 9개 소속 청(우정청) 간 회선을 주회선과 부회선으로 나누어 각각 사업자를 선정한다. 소속청과 우본, 총괄국(강남우체국 등 225개), 집중국은 주회선으로 연결하고 부회선은 인근 소속 청으로 우회하도록 하는 등 장애 대응력을 높인다.
망 사업자만 이원화한 게 아니다. 센터와 소속청, 소속청과 우본·총괄국·집중국 간 주회선 및 부회선을 액티브-액티브 형태로 구성한다. 부회선을 유사시에만 사용하는 게 아니라 평소 업무에 활용, 장애 발생 시 실시간 대응이 가능하도록 한다. 백업망을 가동하고 업무 회선을 전환해야 하는 기존 방식은 업무 공백이 불가피했다. 강성주 우본 본부장은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망 사업자 이중화는 과거에는 선택이었지만 지금은 필수”라면서 “365일 장애 없는 우정사업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우본 이외에도 한국수력원자력이 '전사 정보통신기간망 전용회선 임차용역' 사업에서 사업자 이원화 방식으로 사전 규격을 공지했다. 17개 지방경찰청 통합망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경찰청도 같은 방식을 검토하는 등 망 사업자 이원화가 공공기관 기본 망 구성 형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특정 통신사의 망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다른 통신사 망으로 대응할 수 있는 망 사업자 이원화는 통신 장애 대응을 위한 가장 현실적 방안이다. 통신사는 망 사업자 분리로 사업 기회가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이라는 반응이다. 그러나 사업이 늘어나는 만큼 예산이 확보되지 않으면 수익성은 오히려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