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5G 이후 세대 이동통신에 대비한 기초 연구에 나섰다.
김태중 ETRI 미래이동통신연구본부장은 '테라헤르츠파'를 기반으로 다음 세대 이동통신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고 12일 밝혔다.
테라헤르츠파는 통상 100기가헤르츠(㎓) 이상 주파수 대역이다. 다음 세대 이동통신에서 테라헤르츠파를 사용할지는 확실치 않지만, 28㎓ 대역인 5G보다 수 십 배 가까이 대역폭이 넓어 이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ETRI는 지난해부터 전문연구실 사업으로 테라헤르츠파 기반 이동통신 연구를 시작했다. 테라헤르츠파의 한계를 극복하고 상용화 이동통신에 활용할 수 있도록 테라헤르츠파 기술을 고도화하는 것이 목표다.
ETRI는 우선 미터단위인 통달거리를 킬로미터(㎞) 이상으로 확대하는데 연구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신호 통달거리가 급격하게 줄어드는데, 테라헤르츠파 역시 밀리미터파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거리가 줄어든다. 이 때문에 지금보다 100배 많은 기지국이 필요해 현재 기술수준으로서는 이동통신에 활용하기 어렵다.
ETRI는 관련연구에 2027년까지 연간 20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밖에 위성을 이동통신에 폭넓게 활용하는 새로운 개념의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행보는 3G 기술부터 ETRI가 시작한 이동통신 연구, 다양한 핵심 기술·표준 확보 활동의 연장선이다. ETRI는 3G 기술로 임의접속(랜덤액세스), 역방향 변조 방식, 단말코드 할당 기술을 만들었다. 4G 기술로는 동기신호 구조, 다중입출력(MIMO), 비면허대역 사용 기술을 구현했다. 최근에는 밀리미터파 빔포밍, 저지연 핵심 기술과 같은 5G 핵심 기술도 개발했다.
여섯 번째 이동통신 세대 기술은 향후 10여년의 개발을 통해 2030년 경 실현될 전망이다. 이동통신 업계에는 약 10년 간격으로 새로운 세대 규격이 도래한다. 최근 5G 상용화가 이동통신업계 화두인 가운데 10여년전인 2008년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4G 이동통신인 'IMT-어드벤스드' 기술 규격을 결정했다. 2000년에는 3G인 'IMT-2000'이 모습을 드러냈다. 다음 세대까지는 아직 10년 가까운 시간이 남아있지만, 우리나라가 '이동통신 강국' 지위를 유지하려면 발 빠른 준비가 필요하다.
김태중 본부장은 “ETRI는 3G부터 관련 연구를 시작해 많은 핵심 기술 개발과 표준 확보 성과를 내왔다”며 “이번에도 선제적으로 기초 연구를 시작해 다음 세대 이동통신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