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첫 번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프로젝트명 JX1)'을 11월부터 울산공장에서 양산한다. GV80은 프리미엄 준대형 SUV로, 올해 국내 시장에 우선 출시하고, 내년 초 미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판매에 돌입한다. 제네시스는 GV80을 통해 판매 부진을 타개하고,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이미지를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울산공장은 오는 11월부터 제네시스 브랜드 첫 SUV 'GV80' 양산을 시작한다. 이를 위해 이달 중 울산 공장 생산라인 조정공사를 시작한다. GV80은 현재 아이오닉, i30 등이 생산되는 울산 3공자에서 생산될 계획이다.
GV80은 올 상반기 출시 예정인 신형 'G80(프로젝트명 RG3)'과 플랫폼을 공유한다. 국내 시장에서는 준대형 SUV, 미국 시장에서는 럭셔리 미드사이즈 SUV로 분류되고, BMW X5, 벤츠 GLE, 렉서스 RX 등과 경쟁한다. 파워트레인은 3.5 람다3 가솔린엔진과 직렬 6기통 3.0 디젤엔진을 주력으로 한다. 2.5 세타3 가솔린 터보엔진, 3.5 트윈터보 엔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적용도 검토 중이다.
GV80 디자인은 '2017 뉴욕오토쇼'에서 선보인 콘셉트카 요소를 많이 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차체 전면은 G90에 처음으로 적용된 '크레스트 그릴'을 중심으로 '쿼드램프'가 패밀리룩으로 자리잡는다. 측면부는 풍부한 볼륨감을 강조하고, 후면부는 상하로 분리된 리어램프와 제네시스 레터링 엠블럼을 채택한다. 실내 인테리어도 콘셉트카를 많이 반영한다. 중앙에는 12.3인치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장착되고, 인포테인먼트를 조작할 수 있는 '크리스탈 터치패드'도 적용된다.
제네시스는 GV80에 현대차그룹 첨단 기술을 모두 적용해 동급 최고의 '스마트 SUV'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특히 신형 G80에 처음으로 적용되는 '고속도로주행보조시스템2(HDA2)'를 탑재시킨다. HDA2는 전방과 측방에 레이더를 추가로 장착해 주변 360도 인식이 가능하다. 또 고속도로 주행 시 운전자가 방향지시등만 켜주면 차 스스로 차선 변경이나 분기로 진입, 본선 합류가 가능하다. 지도정보도 일반 지도보다 10배 이상 정밀한 ADAS 맵을 적용해 최적의 부분 자율주행을 수행한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GV80 출시를 통해 국내·외 시장에서 프리미엄 SUV 시장 점유율 확대와 제네시스 브랜드 안착을 노린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전년 대비 8.4% 증가한 6만1345대를 판매했다. G70 출시 효과가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미국시장에서는 전년 대비 50.3% 감소한 1만312대로 '1만대 벽'을 가까스로 넘었다. 올 1월에도 판매량이 61% 이상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제네시스 브랜드가 SUV 부재로 해외 시장에서 안착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글로벌 신차 수요는 감소세이지만, 고급차 시장은 성장세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고급차 시장은 작년 대비 6.6% 성장한 1083만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제네시스는 GV80 양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SUV 라인업을 도입한다. 내년 중형 SUV GV70, 후년 콤팩트 SUV GV60을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GV80은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중동 등 해외 시장에서도 기대가 큰 모델인 만큼 최첨단 기술과 럭셔리 급 디자인이 적용된다”면서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추도록 해 제네시스 브랜드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