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이 좋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상식이다. 한데 이 상식 때문에 운동하는 시간이 길면 더 효과가 좋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헬스장에 간다면 최소 1시간은 해야지”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제 마음을 고쳐먹어야겠다. 짧은 시간이라도 어떻게 운동하느냐에 따라 그 효과는 천차만별이다. 답을 미리 말하자면 '인터벌 트레이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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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벌 트레이닝은 근육세포의 활성화 정도를 독보적으로 높인다

미국의 메이요 클리닉 병원 연구팀은 30살 이하와 64살 이상 남성과 여성 72명을 대상으로 운동 효과에 대한 실험을 했다. 이들은 모두 건강하지만 주로 앉아서 일하고 생활하는 사람들이었다. 실험을 하기 전 유산소 체력과 혈당 수치를 쟀고, 유전자 활성과 근육세포에 있는 미토콘드리아의 활력을 측정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세 그룹으로 나뉘었다. 한 그룹은 일주일에 서너 번 오직 근력 운동만 했다. 두 번째 그룹은 일주일에 서너 번 30분 이상씩 중간 강도로 자전거 운동기구를 탔다. 세 번째 그룹은 일주일에 서너 번 자전거 운동기구를 타되, 4분간 아주 강한 강도로 페달을 돌리고 3분간 쉬는 것을 3회 이상 반복하는 인터벌 트레이닝을 했다.

12주가 지난 후 다시 검사했을 때 결과는 놀라웠다. 모든 그룹에서 혈당 수치와 체력이 좋아지긴 했으나 인터벌 트레이닝을 한 그룹은 지구력과 함께 근육세포의 활성화 수준도 좋아지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얻었다.

인터벌 트레이닝을 한 그룹은 세포 수준의 활력 변화에서 근력 운동만 한 그룹과 유산소 운동만 한 그룹을 능가했다. 연구자들은 이런 변화가 인터벌 트레이닝이 근육 세포를 위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토콘드리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인터벌 트레이닝의 효과는 젊은 사람보다는 나이든 사람에게서 더 극적으로 나타났다. 마치 고강도 운동이 유전자를 '깨우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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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벌 트레이닝은 우리 몸의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토콘드리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근육세포의 활성화를 돕는다. (출처: shutterstock)

◇인터벌 트레이닝은 인간이라는 종의 생활을 반영한다

인터벌 트레이닝이 왜 세포 수준의 구조적, 화학적 변화를 일으키는지는 자세히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인간이라는 종의 신체가 짧은 시간 동안 높은 강도의 활동을 하도록 진화했다고 설명하는 연구자들이 있다. 주로 앉아서 생활하게 된 문명 사회에서는 환경과 신체의 불일치 때문에 비만, 당뇨, 심혈관 질환 등이 생겼다는 것. 인터벌 트레이닝은 우리 조상들이 사냥감을 쫓고자 짧은 시간 폭발적으로 힘을 내는 방식을 모사함으로써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전형적인 인터벌 트레이닝은 다음과 같이 구성하는 것이 좋다. 우선 고강도 운동을 하기 전에 3분 정도 워밍업을 한다. 다음으로 30초 동안 최대한 힘든 운동을 실시한다. 달리기가 가장 편하고 자전거 운동기구도 좋다. 강도 변화를 줄 수 있는 운동이라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고강도 운동은 심박수를 최대한 늘리는 것이 목표다. 따라서 고강도 구간에서는 더 이상 운동을 지속할 수 없다고 느낄 정도로 해야 한다. 고강도 운동이 끝나면 다시 30초 이상 천천히 달리거나 페달을 밟는다. 마지막으로 이런 사이클을 7~10회 정도 반복한다. 다만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을 매일 하는 것은 좋지 않다.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에 주 3~4회 정도로 제한하고 충분한 휴식도 운동의 일부임을 상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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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벌 트레이닝은 고강도 구간과 저강도 구간을 반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출처: shutterstock)

2002년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룩한 히딩크 감독은 우리나라 축구선수들이 인터벌 트레이닝으로 체력부터 기르게 했다. 연초에 운동을 계획하고 있는 독자라면 '매일 1시간씩 운동해야지'라고 결심하기보다 매일 20분씩 인터벌 트레이닝을 해보는 게 어떨까. 4강 신화에 버금가는 인생의 성공을 이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글: 홍종래 과학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