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인플루엔자 환자 수가 21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환자가 창밖으로 뛰어내리려 하거나 갑자기 질주하는 등 이상행동을 보이는 사례가 속출한다. 유력하던 타미플루 부작용과는 관계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안이 커진다.
25일 NHK에 따르면 일본 전국 인플루엔자 감염 추정 환자 수는 213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47개 도도부현 지자체 모두 경보수준을 초과한 상황이다.
늘어난 환자보다 창을 열고 뛰어내리려 하는 등 이상행동을 보이는 사례에 불안을 가중시킨다. 22일 도쿄 전철 메구로역 선로에 떨어져 사망한 30대 여성과 사이타마현 맨션 3층에서 떨어진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 모두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17~2018년 인플루엔자 유행 시즌에 갑자기 질주하거나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려는 등 이상행동이 보고되는 것은 총 95건이다. 10세 전후 어린이가 가장 많았다. 이상행동을 보인 환자 대부분은 타미플루 등 독감 치료제를 복용했다. 하지만 20%는 복용하는 약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돼 약물과 이상행동 사이 인과관계는 분명하지 않다.
독감으로 알려진 인플루엔자는 A형과 B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성이 높은 급성 호흡기질환이다. 고열, 오한, 두통, 피로감, 인후통 등이 동반한다. 미열로 시작하는 감기와 달리 인플루엔자는 38도 이상 고열로 갑작스럽게 시작돼 구분된다.
치료제로는 타미플루캡슐이 주로 처방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10세 이상 소아 환자에게는 인과관계가 불분명하지만, 복용 후 이상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 실제 작년 12월 부산에서 독감 증세로 타미플루를 복용한 여중생이 아파트 12층에서 추락해 숨졌다.
일본 보건당국은 “인플루엔자에 걸려 발열한 뒤 이틀간은 환자를 혼자 두지 말고 창문을 잠궈놔야 한다”면서 “2층 이상 개인 주택의 경우 환자가 되도록 1층에 머물러여 한다”고 당부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