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의 2019년 정보통신기술(ICT) 정책 방향은 '제도 개선'과 '규제 완화'로 요약된다.
전자신문 주최로 24일 코엑스에서 열린 'IT 메가비전 2019'에서 5개 부처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고 산업 재도약, 일자리 창출 등에 기여하기 위해 법·제도를 개정하고 규제는 과감히 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부처 노력으로 4차 산업혁명에 성공하기 어려운 만큼 부처 간 협력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장석영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소프트웨어(SW) 중심으로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소프트웨어산업 진흥법' 전면 개정안을 발의했으며 이를 통해 제안요청서(RFP) 과제범위 불명확성, 입찰 점수 하한선 개정, 가격점수 비중 축소 등 이슈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장 실장은 “정부가 SW 중요성을 강조한 지 오래됐지만 문제 해결이 되지 않아 TF를 통해 논의를 해왔다”면서 “개정안이 통과되는 게 먼저로 이후 시행까지 6개월간 이해관계자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시행령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규제 완화와 관련,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산업 활성화 필수조건인 개인정보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가명정보' 도입이 핵심인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개인정보 활용의 새로운 질서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장 실장은 “규제 샌드박스 시행 첫날 7000건 이상이 접수되는 등 업계가 얼마나 규제개선에 목말라 있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면서 “빅데이터나 AI 등 ICT를 다른 분야와 융합할 때 현행 제도로는 적용이 어려울 경우가 많은 데 규제 샌드박스를 적절히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지역활력 프로젝트와 산업진단을 통해 제조업 재도약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강경성 산업부 소재부품산업정책관(국장)은 “제조업 생산성이 떨어지고 투자와 고용 감소 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특히 상황이 안 좋아지는 4개 지역은 지역활력 프로젝트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은 수소자동차 생산 거점으로 활용하고, 대구는 자동차 실증특구로, 구미는 뷰티나 스마트 가전 등 새로운 상품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중심이 되고 산업부는 제도 기반을 마련한다.
제조업 경쟁력 회복을 위해선 제조업을 자립화·글로벌화 분야, 잘하는 분야, 재도약 분야, 탈바꿈 분야 등 4개 분야로 구분하는 제조업 진단을 실시한다. 소재부품 등은 매년 대규모 투자로 글로벌화를 추진하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세계 최고 기술력을 유지할 수 있는 정책을 시행할 방침이다.
강 국장은 “자동차와 조선 등 재도약이 필요한 분야는 차근차근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섬유와 가전 등은 ICT 융합을 통해 근본 체질개선을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소경제와 관련, 강 국장은 “우리나라 수소차 충전소 구축비용이 비싼 이유는 국산화율이 40%밖에 안 되기 때문”이라면서 “2022년까지 국산화율을 80%로 높일 계획이며 이를 위한 규제 개선도 추진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중기부는 ICT 적용을 확대, 소상공인이나 중소 제조업을 도울 계획이다.
조봉환 중기부 중소기업정책실장은 “서울 지역에 소상공인을 위해 제로페이 가맹점을 2만개로 늘렸다”면서 “수수료 혜택을 비롯해 자영업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 3만개를 설치, 제조업 여건 개선으로 생산성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조 실장은 부가가치가 높은 기술창업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내 창업은 생계형이 많아 생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비 낮지만 기술창업은 40% 정도로 비슷하다. 따라서 기술창업 투자를 늘려나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조 실장은 “기술창업을 위해 중요한 것은 창업 선순환 구조에서 투자이며 지난해 벤처 생태계 개선대책을 발표한 것도 이 때문”이라면서 “융자보다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모태펀드 등을 중심으로 투자 확산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열 문체부 정책기획관(국장)은 “ICT의 꽃은 콘텐츠이며 디지털 콘텐츠의 꽃은 게임”이라면서 게임 산업 육성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외산 게임 업체의 내수시장 교란과 점유율 확대 우려에 대해 “글로벌 시대이기 때문에 장벽을 만들기보다 외국 기업과 교류하면서 경쟁하는 게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시장질서와 공정함이 요구되는 만큼 외국 게임사의 불법광고 등을 통한 점유율 확대에 대해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게임물관리위원회는 게임을 분류하고 규제할 수 있기 때문에 전수조사 등을 통해 강한 규제를 적용할 것”이라면서 “방송 게임 광고 등에서의 문제는 방심위 등과 협력해서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이 같은 규제와 함께 중소기업 글로벌 퍼블리싱 지원, 글로벌 게임 허브센터 확장, 인재양성 등 육성책을 병행하고 있다. e스포츠 전용 경기장도 개설한다. 게임물 등급 분류 기준 완화 등 규제 완화도 추진한다.
방통위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방송산업 화두로 떠오르는 만큼 산업발전과 공정경쟁을 위한 적절한 규제를 고민하고 있다.
김영관 방통위 기획조정관(국장)은 “세계적으로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를 기존 방송법에 포함시키거나 방송이라는 개념을 확대해서 포함시키는 것, 제3의 영역으로 획정하는 것 등 세 가지 방법을 검토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OTT와 국내 기업 역차별을 막기 위한 최소한 규제는 필요하다”면서 “다만 새로운 규제가 적용되면 통상의 문제, 실효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규제 개선과 관련 김 국장은 “위치기반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사물위치정보 규제를 신고제로 완화하는 등 규제를 지속 완화해나갈 것”이라면서 “'살리는 규제'란 말처럼 규제가 이용자 권익 보호뿐만 아니라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