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기업인 '혁신성장·규제완화·최저임금' 건의…문 대통령 "기업이 신바람나도록 협력"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 간 대화에서는 혁신성장과 규제완화, 최저임금 인상 등이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참석 기업인은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지역·업종별 차등 적용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정부는 현장 적용에 있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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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에서 열린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따<사진:청와대>

최태원 SK 회장은 이날 토론에서 '혁신성장'을 화두로 꺼내며 “정부에서 규제 샌드박스를 마련하고, 스마트시티를 추진하는 등 관련 정책이 정말 반갑다”면서도 “세 가지 당부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혁신성장 기본 전제로 △실패를 용납하는 철학적 배경 △그 과정에서 사회적 비용을 낮출 수 있도록 정부와 산업계 간 공감대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최고의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백업시스템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세 가지 제언을 잘 참고하겠다”며 “현재 국회에 사회적경제기본법이 오랜 기간 묵혀있는데 통과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실패를 용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국가 R&D에서도 실패를 성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 달라고 현장에서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규제 철폐 요구도 잇따랐다. 황창규 KT 회장은 개인정보 보호 규제 완화를 요청했다. 황 회장은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정부가 개인정보인 로밍데이터 사용을 허용하면서 환자와 접촉한 사람을 조기에 격리시키는 성과를 냈다”며 “인류에 공헌할 수 있는 AI나 빅데이터가 활성화되도록 개인정보 보호 규제를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개인의 실명 정보가 아니라, 가명화된 가명 정보를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면 AI 빅데이터 기반 각종 공익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유영민 장관은 “이해관계자가 머리를 맞대어 잘 준비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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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기업인과 대화를 마친후 경내를 산책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해운업은 현재 산소 호흡기를 쓰고 있는 것과 같이 어렵다. 규제 일부만 개선해도 일어설 수 있다”며 재무구조 관련 부채비율 개선 방안을 요청했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우려도 쏟아졌다.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은 “최저임금 지역·업종별 차등 적용 노력이 필요하다”며 “주52시간도 권장은 하되, 법적 일괄 금지는 기업에 많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생태계가 무너지면 전·후방 산업이 다 무너진다”며 “외국인 노동자는 숙련공이 거의 없어 외국인에 높은 임금이 적용되면 그 임금이 그 노동자에게 가지 않고 브로커만 배불리는 일이 된다. 정책 추진 시 이런 부분들에 대한 성찰도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저임금 인상은 우리나라의 저임금 노동자 비율이 높고, 임금격차가 높다는 고질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라며 “노동시간 단축은 우리나라의 과도한 장시간 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정책을 보완하겠다”면서도 “차등화는 지역, 업종 분류 문제 등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많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라며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탄력근로제, 최저임금제 법안 통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손경식 CJ 회장은 정부가 올해 최우선 입법과제로 권력기관 개편과 상법·공정거래법 통과를 추진하고 있는데 우려를 표했다. 손 회장은 “일부 기업이 상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대목도 있다”며 “법 개정보다 시장의 자율적 감시 기능을 통해 기업이 변화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기업이 신바람 나게 하고, 글로벌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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