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올해 수익 기반 성장주도형 사업에 집중한다. 주력사업은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를 강화하면서 동시에 수익성을 극대화한다. 로봇·인공지능(AI) 등 미래 사업에는 적극적 투자로 전사 역량을 모은다. 외부와 협업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도 확대한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19'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수익성 기반 성장 사업으로 전환하겠다”면서 “AI·로봇·자율주행·5G 미래산업에는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올해 주력사업 상품기획과 연구개발(R&D) 효율성을 높여 낭비되는 자원을 최소화해 추가 자원을 최대한 확보한다. 확보된 자원은 육성사업에 투자해 성장에 가속도를 붙이겠다는 전략이다.
가전 프리미엄 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해 브랜드를 체계화하고 투자를 지속한다. 초프리미엄 가전브랜드 'LG 시그니처(LG SIGNATURE)'와 프리미엄 빌트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SIGNATURE KITCHEN SUITE)', 프리미엄 프라이빗 가전 'LG 오브제(LG Objet)' 등 전문 브랜드 구축을 위해 투자한다.
조 부회장은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사업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강화하면서 시장 선도 제품을 확대한다”며 “기업간거래(B2B) 사업은 서비스·소재 부품 영역으로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제품) 성능 차이는 없고 디자인만 바뀌었는데 가격이 높으면 매출이 오히려 준다”며 “반짝하고 유행으로 끝나는 것보다는 고객을 중심으로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고 덧붙였다.
조 부회장은 지난해 LG전자가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4분기 실적이 부침을 겪었지만 연간 실적은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다. 건조기·의류관리기 등에서 성과가 나면서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
그는 “지난해 TV와 가전 주력사업에서 의미있는 성장을 했고 건조기·스타일러와 같은 육성사업에서 긍정 성과가 있었다”며 “연간 매출과 손익 관리는 잘했는데 4분기에 블랙프라이데이나 크리스마스 등 프로모션이 많이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휴대폰 사업도 당분간 접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조 부회장은 “휴대폰사업 같은 경우 밖에서 보시기에는 답답하고 안타깝고 불안하게 보지만 휴대폰 기술이 자동차·가전 같이 관련있는 포트폴리오와 연관있다”며 “(휴대폰 사업에서) 빠져 나가는 건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AI·로봇·자율주행·5G·빅데이터·클라우드 등 5대 미래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 성장 분야에 인력·자본·시스템 등 자원을 집중 투입해 조기 사업화를 추진한다. AI는 폭넓은 제품군에서 나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로봇은 단기적으로는 상업용 공간 로봇에 집중하고, 중장기적으로 가사로봇 분야로 확장한다.
조 부회장은 “소규모로 투자를 해서는 변화를 만들기가 어렵다”며 “이 사업을 계속해서 성장시키고 끌고가야 한다면 초기에는 손해가 나더라도 광고투자나 마케팅 투자, 브랜드를 만들어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글로벌 전문가, 국내외 대학 등 외부와의 전략적 협업 등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도 이어간다.
조 부회장은 “(인수합병이나 투자를 위해) AI, 자율주행, 로봇 분야 기업에 씨를 뿌리는 상태”라며 “아직까지 어느 회사를 사야겠다고 정해진 건 없지만 50군데 정도를 계속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라스베이거스(미국)=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