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5세대(5G) 이동통신 경쟁력 강화를 위해 미디어와 게임 등 콘텐츠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치커뮤니케이션서비스(RCS)를 비롯, '고객가치혁신 2.0'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선보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연내 SK하이닉스 지분을 30%까지 확보, 중간 지주회사로 전환도 마무리한다.
박 사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CES) 2019'에서 5G 시대는 미디어에서부터 뚜렷한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며 콘텐츠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TV에서 느낄 수 있는 고용량 미디어를 스마트폰으로도 체험할 수 있다는 게 5G가 가진 잠재력의 하나”라면서 “미디어 분야가 5G를 수용하는 가장 큰 시작”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박 사장은 “SK텔레콤이 콘텐츠 만드는 능력은 약하지만 플랫폼을 제대로 구축하고, 자본을 유치해 대작 콘텐츠가 만들어지기 시작하면 우리나라가 콘텐츠 대국이 되는 사이클을 탈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 같은 선순환의 기반은 5G 인프라이며 이를 통해 국내 5G 산업과 SK텔레콤 5G 비즈니스도 성장할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콘텐츠 플랫폼 경쟁력 제고도 병행한다. 박 사장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을 강화를 위해 푹과 옥수수 통합을 1분기 안에 마무리할 방침이다. 스마트폰 기본 앱 탑재, 이용료를 할인하거나 면제하는 '제로레이팅'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가입자 확대를 추진한다.
박 사장은 “갤럭시 차기 모델에 통합 OTT 앱이 기본 탑재 앱으로 들어갈 수 있게 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면서 “앱이 탑재되면 아시아 지역 판매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 이외에도 5G 확산을 위한 핵심 콘텐츠로 게임과 연계를 강화할 뜻을 내비쳤다. 케이팝 등 경쟁력 있는 콘텐츠 기업과 협업도 더욱 긴밀히 할 방침이다. 박 사장은 이날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을 만나 5G의 빠른 속도를 활용해 3개 도시에서 동시 공연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할 폴더블 스마트폰이 5G 핵심 콘텐츠 구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박 사장은 “5G와 사업모델(BM)을 연결시키겠다는 게 기본 생각”이라면서 “연결시킬 가장 좋은 요소는 게임이다. 다양한 데이터를 주는 등 모바일서 가능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블리자드 같은 게임 회사와 공유하는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직접 보니 삼성전자 폴더블폰이 잘 나왔다. 미디어와 게임에서 큰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고객가치혁신 2.0'은 박 사장이 지난해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8'에서 처음 발표한 이후 추진했던 고객가치혁신 활동의 '시즌2' 버전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요금제 개편 등 고객 혜택 강화를 골자로 하는 다양한 활동을 추진했다.
올해는 먼저 RCS 서비스를 오픈한다. RCS는 기존 문자메시지 서비스에 읽음 확인, 대용량 파일전송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한 차세대 메시지 서비스다. 4~5월에는 이통 3사가 서로 호환되도록 해 전국 이동통신 이용자가 RCS를 이용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이동통신 대리점을 통합 통신서비스 제공 장소로 전환하는 등 순차적으로 고객가치혁신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연말까지 SK텔레콤을 SK그룹 중간지주사로 전환한다는 포부도 밝혔다. SK텔레콤은 종속 회사만 18곳, 손자회사까지 더하면 30여개가 넘는 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SK하이닉스 지분 확보 등 이유로 전환 시기를 못 박지 못했다.
박 사장은 “올해 중간지주사로 전환하겠다”면서 “현재 SK하이닉스 지분 20%를 갖고 있지만 추가로 10%가량 더 확보해 30%까지 늘리겠다. SK하이닉스 주가 추이를 고려하면 지금이 추가 지분 확보 적기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