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화장실엔 특별한 변기가 있다"

#정부대전청사 중소벤처기업부 13, 14층 화장실 변기에 '에어커튼'이 적용됐다. 변기 커버에 장착된 센서로 이용자를 인식하면 탈취 시스템이 작동, 수조 안에서 기포를 일으키며 악취를 빨아들인다. 기술 개발 제품 시범 구매 대상 기업 수테크놀로지가 개발한 '에티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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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테크놀로지 에티쉬가 적용된 변기(사진:중기부)

중기부 화장실 에어커튼은 올해부터 시행한 기술 개발 제품 시범 구매를 관할 부처부터 적용하자는 홍종학 장관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 냄새도 잡고, 중소기업도 도왔다. 이 회사는 중기부 납품 실적을 바탕으로 LH공사, 한국전력공사, 농어촌공사 등 여러 공공기관에 추가 공급 기회를 얻었다. 기술 개발 제품 시범 구매제는 혁신 아이디어와 기술을 적용했으나 기존 공공 구매 대상으로 쉽게 선정되기 어려운 창업·첫걸음 기업이 대상이다.

변기 에어커튼 외에도 층간 소음 저감 마룻바닥 마감재 등도 선정됐다. 이를 개발한 아도니스글로벌은 지난해 특허와 성능 인증을 취득하고도 어려움을 겪다가 LH공사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중소기업이 기술 개발 제품에 대해 시범 구매를 신청하면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별도 심의위원회를 거쳐 공공기관이 해당 제품 구매를 결정한다. 기술 개발 제품 구매 시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공공기관 구매 담당자가 겪는 민원, 감사 등 부담을 덜기 위해 도입했다. 공공구매 규격 외 제품이나 납품 실적이 미미한 중소기업 개발 제품도 제도 범위 내에서는 책임 부담 없이 시범 구매가 가능하다. 4월 한국전력공사 등 6개 공공기관 및 조달청과 업무협약을 맺고 430억원 규모 구매를 약정했다. 올해 창업 기업 제품 42개와 첫걸음 기업 제품 67개를 선정, 판로를 지원했다.

수테크놀로지 에티쉬는 중기부가 제도 시행과 함께 솔선 도입한 사례다. 상시로 중소기업이 공공기관 납품용 제품을 신청하는 소액 과제형 시범 구매를 활용했다. 중기부에서 성능을 검증받고 납품 실적을 쌓으면서 공공 기관 납품 길을 열었다. 높은 이용자 만족도와 함께 호평이 이어지면서 전년 대비 해당 제품 매출이 220% 성장했다.

아도니스글로벌도 공공기관 공고형 정기 과제로 판로를 뚫었다. 시범 공급 이후 LH의 춘천, 인천 현장에 추가 계약이 이어졌다. 중기부는 제도 참여 시 가점 부여 등 기관 평가 체계 개편으로 공공기관 참여율을 높일 계획이다. 새해에는 전국 지방자치단체로 제도 적용 범위를 넓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강기삼 중기부 서기관은 “창업기업이나 중소기업이 개발한 제품 가운데 성능이 우수해도 납품실적이 부족, 공공기관 납품이 어려운 기업이 적지 않다”면서 “시범 구매 제도로 매출과 납품 실적을 함께 확보하면서 민간 시장 확대, 추가 제품 개발 등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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