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2015년~2016년 평균치보다 축소됐다. 10월말 시행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영향을 미쳤다. 기타대출 증가 규모가 크게 줄며,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 확대 효과를 상쇄시켰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18년 11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증가규모는 6조7000억원이다. 전월은 7조8000억원이었다.
부동산 대출이 정점을 찍은 2015~2016년 11월 평균치(8조1000억원)보다 낮은 수준으로,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둔화됐다.
특히 기타대출 증가규모가 1조9000억원으로, 전월(4조2000억원)에서 크게 줄었다. 기타대출 중 신용대출 증가규모는 1조6000억원으로, 전월(2조9000억원)에서 축소됐다. 추석연휴 소비자금 결제 등 계절적 요인이 빠졌으며, 지난달부터 DSR 규제 효과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10월 31일부터 DSR 70%가 넘는 대출을 고(高)DSR 기준 삼아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특수은행에 차등 적용했다. 시중은행은 DSR 70% 초과대출은 15%, DSR 90% 초과대출은 10% 이내에서 관리하게 됐다. 지방은행은 30%와 25%, 특수은행은 25%와 20%를 기준으로 삼았다.
이에 규제 전 대출을 받아놓자는 심리로 지난 10월 은행권 기타대출 증가규모는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그 효과가 빠지며 11월 은행권 기타대출 증가세가 진정됐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증가규모는 전월(3조5000억원)보다 늘어난 4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가을 이사철에 따른 전세자금대출 증가세가 이어진 가운데 기승인 중도금대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고 DSR 규제 본격 시행으로 기타대출을 중심으로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며 “주택담보대출은 확대됐지만 기승인 중도금대출이 요인인 만큼, 지난달 실제로 대출이 증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제2금융권을 합친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규모는 8조원으로 집계됐다. 은행권과 제2금융권 증가규모 모두 축소되며 전월(10조4000억원)에서 줄어들었다.
제2금융권 증가규모는 1조3000억원으로, 전월(2조7000억원)보다 줄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전월보다 4000억원이나 감소했다. 전월(-1000억원)에서 감소 폭이 확대됐다. 기타대출 증가규모는 전월보다 줄어든 1조6000억원에 그쳤다.
업권별로 상호금융, 보험, 여전사 가계대출 증가규모 모두 전월보다 축소됐다. 저축은행만이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규모는 68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84조5000억원)보다 16조원 감소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규모가 29조8000억원에서 13조4000억원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