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 무서워"...유료방송·셋톱박스 제조사, 입도 뻥긋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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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컴

유료방송 사업자와 셋톱박스 제조사가 브로드컴의 부당한 요구에 분개하고 있다.

하지만, 브로드컴의 보복 대상이 될 까 두려움에 함구하고 있다. 자칫 브로드컴과 관계 악화는 물론 금전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브로드컴은 경쟁사 부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가 하면 기존 셋톱박스 유지보수 비용으로 수십억원을 청구하는 등 셋톱박스 제조사와 유료방송 사업자를 압박한 것으로 확인됐다.〈본지 12월 11일자 1면 참조〉

셋톱박스 제조사 관계자는 브로드컴 요구는 당초 계약서에 없는 횡포라며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사 관계자는 “다른 제품을 사용할 경우 브로드컴 제품 공급을 중단한다는 내용은 계약서에 없었던 것”이라며 “유지보수 비용 청구 근거도 SLA(Software License Agreement) 계약서에서 찾을 수 없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본지 보도 이후 브로드컴 부당 행위에 대한 사실관계 파악을 시도했다. 하지만 유료방송 사업자와 셋톱박스 제조사가 브로드컴 부당 행위에 대한 확인을 꺼리고 있다.

B사 관계자는 “특정사가 문제를 제기하기 부담스럽다”며 “공동 이슈로 대응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브로드컴 부당 요구는 유료방송 사업자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셋톱박스 제조사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브로드컴이 공급하는 셋톱박스 시스템온칩(SoC) 확보가 여의치 않으면 피해가 막심하다고 토로했다.

C사 관계자는 “브로드컴 SoC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면 납품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D사 관계자도 “브로드컴 부당 요구를 근절해야 한다는 데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일단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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