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기술사만이 소프트웨어(SW) 설계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의 기술사법 개정안 발의를 철회키로 했다. 법안 통과 시 기술사가 없는 SW기업은 SW를 제작할 수 없다는 업계 반대 의견을 수용했다.
5일 이상민 의원실 관계자는 “SW업계가 우려하는 사안에 대해 목소리를 청취하고 법안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면서 법안 발의 철회 배경을 밝혔다.
지난달 19일 이상민 의원은 “설계도서 등은 기술사가 아니면 작성하거나 제작할 수 없다”는 내용을 신설한 기술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문제는 '설계도서 등'에 SW가 포함된다는 점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기술사가 아니면 SW를 계획·연구·설계·분석 등을 못한다. 사실상 기술사 없이 SW 개발이 불가능하다.
SW업계는 즉각 반대 의견을 밝혔다. 법 통과 시 기술사가 없는 중소업체는 기술사를 신규 채용하거나 기존 인력에게 기술사 자격 취득을 강요하는 등 부담이 크다. SW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SW기술자 평균임금조사 기업(1021개사) 가운데 기술사를 보유한 기업은 41개(4%)에 불과하다.
개정안은 2011년, 2012년, 2015년 세 차례 걸쳐 발의된 후 모두 폐기됐다. 당시 업계 반대 의견이 강했다. 이번에도 SW업계뿐 아니라 엔지니어링협회 등 관련 협·단체가 반대의견을 취합, 의원실에 철회 요청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었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이상민 의원이 발의 철회를 결정하면서 논란은 수그러들 전망이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설계도서 직무 대상 등에 SW를 포함할 계획은 아니었지만 법 해석상 모호한 부분이 많았고 SW업계 지적한 사항도 공감했다”면서 “업계 의견을 계속 청취하고 SW산업 발전 관련 정책과 제도 등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SW산업협회 관계자는 “이상민 의원실이 업계 의견을 반영해 법안 철회를 결정했다는 점에 환영한다”면서 “국회가 계속 업계와 소통하며 일하기 좋은 SW 생태계를 만들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지선 SW 전문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