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7개 카드사가 연합해 만든 한국형 모바일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서비스 '저스터치'도 사실상 사업 백지화 수순에 접어든 지 오래다. 대형 카드사의 불참과 비용분담 문제를 놓고 참여사간 이견조율에 실패하면서 추진 동력을 잃었다. 전 세계적으로 NFC·QR 결제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시장에서는 첫 삽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도태된 것이다.
5일 금융·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7개 카드사 공용 NFC 결제 서비스 저스터치 사업은 이미 '개점휴업' 상태다.
한 카드사 고위 관계자는 “삼성카드가 빠졌고, 비용분담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추진동력을 잃은 지 오래”라면서 “명목만 유지할 뿐 중단이나 마찬가지다”라고 설명했다.
삼성카드가 참여 거절 의사를 밝히면서 '공용 서비스'라는 말이 무색했다. 또 카드사별 단말기 투자를 위해 조성할 기금 200억원 분담을 놓고 입장도 갈렸다. 게다가 정부의 '제로페이(서울페이)' 추진으로 QR코드에 관심이 커지면서 NFC 결제 니즈도 줄었다.
저스터치는 카드사가 공동 개발한 NFC 결제 규격으로, 스마트폰을 잠금해제한 뒤 교통카드처럼 결제 단말기에 대면 승인이 이뤄진다. 해외 브랜드 카드사의 결제망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별도 비용을 비자, 마스터 등에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저스터치 실효성 논란은 시작부터 있었다. 해외 브랜드인 비자, 마스터카드 연동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자칫 이중 투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게다가 애플의 애플페이나 구글의 안드로이드페이의 한국 진출도 거론되고 있어 기술 종속 가능성도 나왔다. 또 QR결제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면서 NFC결제보다 구축비용 부담도 적고 가맹점 확보가 용이하다면서 업계 니즈도 분산됐다.
전 세계적으로 NFC·QR 결제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하는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글로벌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비접촉식 결제금액은 232억3000만 파운드를 기록했다. 2016년 한 해 결제금액과 비슷한 수준이며, 2009년 이후 2016년까지 결제금액(110억 파운드)의 2배를 넘는다.
하지만 국내는 저스터치가 실패하면서 글로벌 결제 시장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크다. 비접촉식 카드 결제시장은 소비자의 결제 편의성 및 신속성, 가맹점의 업무 효율성 제고에 힘입어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소매시장 상거래 대금 결제 행태에 변화가 예상된다. 비자코리아가 EMV 기반 비첩촉식 결제가 가능한 단말기 보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데다 애플페이와 구글안드로이드페이 등 한국 진출도 거론되고 있다.
만약 글로벌 기업이 한국 진출에 나설 경우 한국의 비접촉 결제 서비스 경쟁력은 종속될 가능성이 짙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