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연내 金답방, 가능성 열려 있다"…G20서 '한반도 비핵화' 세일즈 마치고 뉴질랜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 가능성을 긍정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이 '추가적인 모멘텀(계기)'이 될 것이라는데 공감대를 형성한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시기를 내년 1~2월로 예상했다. 한미 정상이 남북미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북한의 최종 선택이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2일 아르헨티나를 출발해 뉴질랜드 오클랜드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서 가진 기내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은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연내 답방할지는 김 위원장의 결단에 달려있는 문제고,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이 북한의 비핵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 한미 정상이 김 위원장 답방을 견인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 가능성이 다시 부상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당부한 메시지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 아주 우호적인 생각을 가졌으며 그만큼 김 위원장과 함께 남은 합의를 다 이행하기를 바란다고 했다”며 “또 김 위원장이 바라는 바를 자기가 이뤄주겠다는 말도 전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연내 서울을 답방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김 위원장의 최종 결심이 변수라는 분석이다. 다만 우리 측 입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으로 내년 초 예상되는 2차 북미정상회담 전 김 위원장의 서울 방북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부담은 크게 덜었다는 평가다.

Photo Image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아르헨티나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참여국 정상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이 70년 만에 이뤄진 역사적인 큰 사변이듯, 북한 지도자가 서울을 방문한 적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며 “세계에 보내는 평화 메시지, 비핵화에 대한 의지, 또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의지 등을 다 담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한미 정상은 내년 초 2차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할 의지가 있다는 것도 재확인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G20회의 후 귀환 비행기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1월이나 2월에 열릴 것 같다”고 밝혔다. 회담 장소는 세 곳을 검토 중으로 일정 시점에 김 위원장을 미국에 초청하겠다는 뜻도 덧붙였다.

앞서 문 대통령은 1일(현지시각) G20 정상회의 기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네덜란드 정상과 회담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2019~2020년 임기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이다. 문 대통령은 “남아공은 역내 안정과 평화를 위해 자발적으로 핵개발 프로그램을 폐기한 경험이 있는 만큼 비핵화 과정에 있는 북한에게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며 “북한을 설득하고 비핵화로 이끄는데 적극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과거 핵 개발 프로그램 폐기 경험을 보유한 남아공 역할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속적인 지지를 당부했다.

마타멜라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문 대통령과 우리 정부의 노력을 평가하고, 남아공도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및 북한제재위 의장국인 네덜란드의 마크 루터 총리와 회담에서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이자 북한제재위원회 의장국으로서 네덜란드가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데 끝까지 지지해달라”고 말했다.

루터 총리는 긍정적 상황 변화를 이끌어낸 문 대통령의 주도적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 노력에 대한 지속적인 지지와 협조를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밤늦게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도착해 2발 3일간의 국빈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3일 오전 팻시 레디 뉴질랜드 총독과의 환담 등으로 본격적인 국빈방문 일정을 시작한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G20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