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보호무역으로 촉발된 현재의 세계 무역 갈등 문제는 건드리지 않은채 세계무역기구(WTO)의 개혁을 지지하는데 합의했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전 지구적 노력에 대해서도 미국을 제외한 19국은 공동 노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G20은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이틀간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이 같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고 로이터와 AP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공동성명은 세계 무역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각종 무역 분쟁을 중재하는 WTO의 개혁 필요성을 역설했다.
공동성명은 "무역이 세계 성장의 중요한 엔진"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무역갈등에 대해 '현재의 무역 쟁점'이라고 표현하며 보호무역 문제 등에 관한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
성명은 "우리는 구축된 다자간 교역 체재 기여를 인정한다"면서도 "이 체재는 현재 목표에 미치지 못하고 개선해야 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WTO의 기능을 개선하는 데 필요한 개혁을 지지한다"면서 "다음 정상회의에서 진전 사항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WTO는 현재 무역분쟁 해결 기능이 사실상 정지됐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특히 WTO는 회원국 간 분쟁에 대한 최종심(2심) 심판 기구인 분쟁해결기구(DSB)가 무력화된 상황이다. 미국이 DSB의 새로운 상소위원 선임을 계속 반대하고 있어 전체 7명인 상소위원 가운데 4명이 공석 상태다.
보호주의가 심화하는 가운데 WTO가 지적 재산권 침해나 보조금 지급 등 우회적 WTO 규정 위반 행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은 그간 세계 무역 분쟁의 최고 법원인 WTO 상소 기구가 자신의 영역을 뛰어넘고 WTO 규칙을 위반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등 WTO의 분쟁해결 제도에 불만을 제기해왔다. 유럽연합(EU)도 WTO 개혁을 지지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라는 지구가 당면한 문제를 놓고선 미국은 '외톨이' 행보를 되풀이했다.
파리 기후변화협약을 조인한 19개국은 기후변화협정을 되돌릴 수 없으며 국내 상황과 능력 등을 고려해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반면 미국은 파리 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하고 모든 에너지원을 활용할 것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에 따라 성명에는 "우리는 지속가능한 발전과 경제성장을 도모하면서 기후변화에 계속 대처하겠다"는 문구로 정리됐다.
공동성명 작성에 참여한 G20 대표단들은 보호무역주의와 불공정 무역관행과 관련해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기로 결정한 덕분에 최근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때보다 공동성명 마련이 한결 수월했다고 전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18일 막을 내린 APEC에서는 미·중 간 대립 속에서 1993년 이후 처음으로 공동성명 채택이 불발된 바 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