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호 LG, '미래' 준비에 방점…안정 속 혁신

LG화학 빼고 부회장 모두 유임...'성과주의' 신규 임원 대거 발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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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 회장

구광모 회장 체제의 LG가 '안정 속 혁신'을 택했다. 신임 최고경영자(CEO) 영입을 발표한 LG화학을 제외하고 부회장을 모두 유임하는 등 안정을 도모하면서도 계열사 CEO 교체와 역대 최대 규모 신규 임원 발탁, 외부 인사 적극 영입 등으로 혁신을 시도했다. 지주사 경영진 쇄신과 함께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인재 육성 등 지주사 역할 변화도 모색했다. LG전자 등 계열사에는 인공지능(AI), 로봇 관련 조직을 신설하며 미래 사업 대비에 박차를 가했다.

LG그룹은 27일과 28일 계열사별 이사회를 통해 2019년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구광모 회장 체제 첫 정기 인사와 조직 개편이다. 미래 사업 준비를 강화하기 위한 혁신 인사, 외부인사 영입을 통한 역량 보강, 철저한 성과주의 등이 핵심이다.

6명의 부회장단 가운데 퇴진을 발표한 박진수 부회장을 제외하고 모두 유임됐다. 신규 CEO를 선임한 계열사는 7개사다. LG화학 신학철 부회장(3M 수석 부회장), LG이노텍 정철동 사장(LG화학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장), LG상사 윤춘성 부사장(LG상사 자원부문 부사장), 서브원 이동열 사장(서브원 MRO사업부장 사장), 지투알 정성수 부사장(HS애드 전무), LG스포츠 이규홍 사장(서브원 사장)이다.

올해 임원 인사는 성과주의라는 원칙에 바탕을 두고 신규 임원 대거 발탁을 통해 미래 성장을 이끌 인재 풀을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외부 인사를 적극 영입, 역량을 보강한 것도 눈에 띈다.

승진자는 사장 1명, 부사장 17명, 전무 33명, 상무 134명 등 총 185명이다.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성과와 전문성, 성장 잠재력을 갖춘 신규 상무 승진자를 대거 발탁했다. 전무 이상 승진자 규모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신규 임원인 상무 승진 134명은 2004년에 완료한 GS 등과 계열 분리를 한 이후 최대 규모다. 계열사별로 미래 준비 차원에서 인재를 적극 발탁한 데 따른 것이다.

외부 인재 영입을 통한 역량 보강에도 적극 나섰다. 글로벌 경쟁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영입, 새로운 시각에서 고객 가치 달성에 필요한 역량을 채우기 위한 의지다.

이에 앞서 LG화학은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에 글로벌 혁신 기업인 3M 신학철 수석 부회장을 선임했다. 이어 이번 인사에서 지주사인 ㈜LG는 베인&컴퍼니 홍범식 대표를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을 담당하는 경영전략팀 사장, 한국타이어 연구개발(R&D) 본부장인 김형남 부사장을 자동차부품 팀장으로 각각 영입했다.

LG전자는 은석현 보쉬코리아 영업총괄상무를 VS사업본부 전무, LG경제연구원은 박진원 SBS 논설위원을 ICT 산업정책 연구담당 전무로 각각 영입했다. 이베이코리아 김이경 인사부문장은 ㈜LG 인사팀 인재육성 담당 상무로 영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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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장 사업 육성 등 미래 준비를 위해 R&D 및 엔지니어에 대한 승진 인사를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전체 승진자의 약 60%가 이공계로, 엔지니어 등 기술 인력이 중용됐다. 특히 AI, 빅데이터, 로봇, 5세대(5G) 이동통신, 지능형 스마트 공장 등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미래 먹거리 분야 사업 경쟁력 확보를 고려해 인사를 실시했다.

여성 임원은 7명을 신규 선임, 이로써 LG그룹 여성 임원은 총 29명이 됐다. LG 여성 임원은 2014년 14명에서 29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