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PC방을 생활체육시설로 지정해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27일 법안소위를 열고 'e스포츠 진흥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가 남았지만 국회 내 이견이 별로 없어 시행이 유력하다.
개정안은 정부 지원이 가능한 스포츠시설 정의 규정에 '전문 e스포츠시설'과 '생활 e스포츠시설'을 분리한다. 인터넷컴퓨터게임시설제공업(PC방)업소 중 우수한 시설을 갖춘 업소를 생활e스포츠시설로 지정할 수 있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이동섭 의원실 관계자는 “우수 PC방을 e스포츠시설로 정부가 지원할 수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라면서 “PC방에 지역 e스포츠 활성화를 위한 기반시설 역할을 맡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은 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수립·시행하는 e스포츠 중기·장기 진흥 기본계획에 e스포츠 관람객 편익증대를 위한 e스포츠 시설 구축과 개선에 관한 사항을 포함시켰다. e스포츠 문화 활성화와 더불어 시장 확대를 통한 e스포츠산업 부흥 저변을 마련하자는 취지다.
국내 e스포츠 업계는 지난해 '배틀그라운드' 등 국산 게임이 흥행하며 제2 전성기를 맞았다. 지방자치 단체들이 앞다퉈 e스포츠 시설 구축과 산업 활성화에 나섰다. 경기도는 앞으로 4년간 134억원을 e스포츠에 투자할 계획이다.
열기에 비해 e스포츠를 체육으로 받아들이려는 인식은 부족했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지난해 6월 대한체육회 가맹단체 자격을 상실했다. 이는 결국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 국가대표를 파견하기까지 장애물로 작용했다.
대한체육회 회원자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9개 이상 시·도 종목단체(지부)가 시·도체육회에 가입되어 있어야 준가맹 자격을 얻는데 이를 충족치 못한 것이다.
시·도 종목단체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클럽 등 실제 활동하는 스포츠 조직이 있어야 한다. 이번 개정안 통과로 지역 PC방을 생활체육시설로 지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클럽 활동을 기대할 수 있다.
e스포츠 업계 관계자는 “전국 각지에서 e스포츠 대회가 확산되는 조짐이지만 기초 경기시설은 서울 일부를 제외하면 매우 열악하다”면서 “법안 통과로 대규모 스포츠 시설을 새로 건립하는 것은 부담이 되는 만큼 기존 PC방을 활용한 e스포츠 산업 활성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체위는 이날 '영업활동을 전제로 한 대리 게임'을 금지하는 '게임산업 진흥법 개정안'도 의결했다. 이동섭 의원은 “본 회의까지 게임 관련 법안이 차질 없이 통과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시소 게임/인터넷 전문기자 sis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