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예약사이트 아고다, 부킹닷컴이 고객의 호텔 숙박 예정일이 남았는데도 정당한 환불을 거부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
공정위는 해외 호텔 예약사이트 운영 사업자인 아고다컴퍼니유한회사(이하 아고다), 부킹닷컴비브이(이하 부킹닷컴)의 환불 불가 조항에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21일 밝혔다.
지난해 공정위는 7개 해외 호텔 예약사이트 운영 사업자(인터파크, 하나투어, 호텔패스글로벌, 호텔스닷컴, 익스피디아, 아고다, 부킹닷컴)의 불공정한 환불 불가 조항을 적발했다. 3개 사업자(인터파크, 하나투어, 호텔패스글로벌)는 자진 시정했고, 시정하지 않는 4개 사업자(호텔스닷컴, 익스피디아, 아고다, 부킹닷컴)에는 시정을 권고했다.
이후 호텔스닷컴, 익스피디아는 시정권고에 따라서 해당 조항을 개선했다. 그러나 아고다, 부킹닷컴은 정당한 사유 없이 권고를 따르지 않아 이번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배현정 공정위 약관심사과장은 “두 업체는 글로벌 시장에서 동일한 약관 조항을 사용하고 있어 불공정하지 않다는 입장으로 그동안 시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약관법을 집행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소비자 보호를 위해 시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숙박 예정일까지 상당한 기간이 남아있는 경우 고객이 예약을 취소해도 해당 객실이 재판매될 가능성이 높고, 재판매가 이뤄지면 사업자 손해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예약 취소 이후 숙박 예정일까지 남아 있는 기간과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숙박 대금 전액을 위약금으로 부과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과도한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하게 하는 조항이라 무효라는 판단이다.
공정위 시정명령 후에도 아고다, 부킹닷컴이 불공정 약관 조항을 개선하지 않으면 검찰 고발 조치가 가능하다.
배 과장은 “급속히 발전하는 온라인 숙박 예약 거래 분야 약관의 법 위반 여부를 지속 점검·시정해 공정한 거래 질서를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