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개방형 운용체계(OS)를 도입한다. 330억원 규모인 국군 사이버지식정보방(이하 사이버정보방) 신규 사업을 연내 발주한다. 국산 OS가 공공 레퍼런스를 확보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8일 국방전산정보원에 따르면 국군 사이버정보방 컴퓨터·OS 교체 사업 사전 공고가 이달 말 나온다. 사업 주체인 국방전산정보원은 OS 규격을 개방형으로 가닥 잡았다. 개방형 OS는 오픈소스·리눅스 기반이다. 소스를 모두 공개해야 한다. OS 사업 예산은 최대 100억원으로 추산했다.
국방전산정보원 관계자는 “발주를 앞둔 사이버정보방 사업에 개방형 OS라면 모두 입찰할 수 있도록 방침을 정했다”면서 “세부 내용을 확정해 이달 중 사업 공고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국방부가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 종속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소프트웨어(SW)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우리 군의 윈도 종속성은 99.99%에 이른다. 사이버정보방 PC 역시 윈도 비중이 100%다. 군과 정부는 국방 SW 보안과 생존성 강화를 위해 다중 OS 채택을 지향한다.
국방부가 입찰 규격을 개방형 OS로 확정할 경우 폐쇄형 OS인 MS 윈도와 애플 맥, 티맥스 OS 등은 사업에 참가할 수 없다. 오픈소스 기반 토종 OS에는 신사업 기회다. 기존 사이버정보방 OS는 윈도가 독점했다. 2016년 7월 시범 사업 이후 첫 개방형 OS 공급 기회다. 가상화 등에 활용되는 일부 PC OS에만 윈도 등 폐쇄형 OS가 채택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상은 전체 사이버정보방 PC 가운데 70%이다. 내용 연한 초과 또는 초과를 앞둔 3만5000여대다. 국방부는 개방형 OS 채택으로 비용은 절감하고 특정 벤더 종속성을 낮춘다. 보안 강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MS가 2020년 1월부터 윈도7 업데이트 지원을 종료하는데 따른 대비도 들어 있다.
2016년 시범 사업 당시 '하모니카 OS'에 대한 사용자 만족과 호평도 긍정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사용자는 윈도 대비 하모니카 OS 사용자환경(UI) 접근성이 좋고 속도가 빠르다고 평가했다. 나라사랑포털 등 웹사이트 이용 편의성 등에 높은 점수를 줬다.
하모니카 OS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도로 2014년에 개발된 오픈소스·리눅스 기반 국산 OS다. 이번 입찰에는 하모니카 OS와 2015년부터 국가보안기술연구소 주도로 개발되고 있는 '구름 OS' 등이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외산 오픈소스 OS도 입찰할 수 있다.
보안기술연구소와 함께 구름 OS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한글과컴퓨터가 사업에 적극 임할 것으로 보인다. 공공 레퍼런스 확보가 국내 SW 사업 향방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올해 7월 2년 만에 자체 개발 OS를 다시 선보인 티맥스오에스는 참여가 어렵다.
SW업계 관계자는 “국산 SW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공공시장에 승부를 걸 수밖에 없다”면서 “토종 OS에 사업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개방형 OS로 한정하면 티맥스 OS가 참여할 수 없는 역효과가 발생한다”면서 “특정 토종 OS만 참여할 수 있게 돼 밀어주기 논란이 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