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리눅스 운용체계(OS)를 도입하고, 빅데이터·인공지능(AI) 분석하는 플랫폼을 구축한다. '섭테크(SupTech)'를 활성화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섭테크는 감독(Supervis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금융회사 감독 업무에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빅데이터·인공지능(AI) 운영을 위한 소프트웨어 및 서버 등 인프라 도입 사업자 선정에 나섰다.
대용량 분산처리 및 머신러닝을 지원할 소프트웨어 및 서버 구축을 골자로 한다. 16일까지 사업자를 선정하고 이달 19일부터 사업에 착수, 1개월 간 사업을 진행한다.
운용체계(OS)로 리눅스를 채택하는 점이 특징이다.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상용 배포판을 적용한다. 해당 OS로는 빅데이터 분석 서버 5대, STT(음성에서 텍스트 전환) 학습 및 인식 서버 2대, 기계학습 및 시각화 서버 1대 등을 지원한다.
주요 플랫폼이 '하둡'인 만큼 리눅스를 채택해야 한다. 하둡은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오픈소스 기술로, 마찬가지로 오픈소스에 기반한 리눅스 환경에서만 활용 가능하다.
금감원은 2020년까지 금융감독 선진화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올 초 신설한 빅데이터 전담팀에서 빅데이터 기반 분석 시범시스템을 거쳐 빅데이터 통합 분석 시스템을 구축한다. 내년부터 감독·검사·소비자보호·공시·조사·감리 등으로 활용 업무를 확대한다. 챗봇 기반 민원상담 서비스도 개발하고 2020년 통합 분석 시스템을 고도화한다.
금감원 감독정보시스템1팀 관계자는 “올해 처음으로 감독검사 업무에 빅데이터를 도입하기 위해 인프라 구축에 들어갔다”며 “이를 토대로 지능형 금융감독 정보서비스를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리눅스가 금융권 주요 OS로 부상하고 있다. 오픈뱅킹, 클라우드 환경을 갖추는 데 용이하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 메인프레임이나 유닉스 대신 리눅스로 넘어가는 경우도 늘고 있다.
2014년 한국거래소를 시작으로 지난해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도 리눅스 기반 핵심시스템을 가동했다. 일부 증권사도 리눅스를 주전산 서버뿐 아니라 일반 업무용 서버에도 도입했다.
실제로 지난해 리눅스 도입 비중이 처음으로 유닉스를 뛰어넘었다.
한국은행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이하 '금정추')가 발간한 '2017년도 금융정보화 추진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금융기관이 보유한 서버급 전산기기 운용체계 중 리눅스(28.8%)가 가장 많았다. 이어 유닉스(26.8%), 윈도(25.3%), NT(9.0%) 순이었다. 기존 강자 메인프레임은 기타(10.0%)로 분류됐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