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격 하락으로 고전한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이 내년에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공급 과잉에 따른 어려움을 줄이기 위해 저세대 LCD 공장 가동을 중단하거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빠르게 전환하는 게 과제로 떠올랐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6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2018년 하반기 한국 디스플레이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이같이 전망했다.
올해 세계 대면적 디스플레이 시장은 전년 대비 출하대수 5%, 면적 기준 9.5%로 모두 성장해 가장 높은 성장 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중국 생산능력이 증가했고 TV 대면적 추세가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지난 수년간 침체했던 모니터 패널 시장은 고해상도 게임용 모니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TV와 비슷한 수준의 면적 성장을 달성했다.
반면에 패널 가격은 지난 3분기에 잠시 반등했다가 다시 하락했다. 1년을 주기로 가격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지만 상승 기간과 폭은 짧고 침체가 길어지는 예측 불가능한 변화가 이어졌다.
정윤성 IHS마킷 상무는 “올해 대면적 패널 시장은 성장 기록을 세웠지만 '속빈 강정'에 가까웠다”며 “상승 기간은 짧고 하락 기간이 길어지면 패널사가 손해를 입는 악순환 구조가 되므로 라인 구조조정, 신기술 도입 등의 변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국내외 패널 제조사는 LCD 공장을 OLED로 전환하거나 가동률 조정, 가동 중단 등 다양한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10개 이상 5세대 이하 저세대 팹의 가동 중단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실제 가동을 중단한 곳은 단 두 개 라인 뿐이다.
박진한 이사는 “기존 예상된 팹이 계획대로 조정되면 내년에 일시적으로 수급 균형을 이룰 수 있지만 2020년에는 다시 공급 과잉이 벌어질 것”이라며 “전체 LCD 시장을 개선하기에는 부족하므로 한국 패널사는 차세대 기술로 무게중심을 빠르게 옮겨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대면적 중심으로 LCD TV 패널 출하량을 계속 늘릴 것으로 예상했다. 32, 40, 42, 49인치 생산이 줄어드는 대신 43, 58, 60, 65, 70인치 이상 출하량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비드 시에 상무는 “중국 패널 제조사는 내년도 LCD TV 패널 출하량을 올해보다 늘릴 계획”이라며 “특히 50인치 이상 비중을 키우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자는 세계 선두인 한국 패널사가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차세대 기술 제품 비중을 빠르게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기술을 먼저 개발하고 빠르게 상업화해 규모 경제를 키우면 가격 경쟁력과 시장 점유율을 모두 갖추게 되므로 후발주자와 격차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정두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멀티모델글라스(MMG)로 OLED TV 패널 생산량을 늘려 가격 경쟁력 확보와 공급량 확대 효과를 노리는 게 중요하다”며 “삼성디스플레이는 양자점-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기술 검증과 투자를 앞두고 있어서 향후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