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태의 유니콘기업 이야기]<41>온라인 자동차 전자상거래 유니콘 처하오둬

중국의 처하오둬(車好多)는 유니콘 기업 가운데 전자상거래 분야 기업 가치가 가장 크다. 이 회사는 온라인으로 중고차를 거래하는 '과쯔(瓜子)'와 신차 거래 온라인 플랫폼 '마오더우(毛豆)'를 운영한다. 기업 가치는 66억달러(약 7조5000억원)다.

온라인 자동차 거래소는 새로운 시도가 아니다. 닷컴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됐다. 중국 온라인 자동차 회사가 유니콘 기업으로 떠오른 것은 거대한 자동차 내수 시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2009년부터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시장으로 거듭났다. 2015년 미국의 자동차 시장이 1720만대인데 비해 중국은 2460만대를 기록했다. 연간 5% 이상 성장하고 있다. 중고차 시장은 2017년 기준으로 연간 957만대가 거래되고, 연간 17% 이상 고성장하고 있다.

중고차 거래소 과쯔는 2014년 베이징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양하오용이다. 양은 연쇄 창업자의 전형이다. 양은 우리의 벼룩시장과 같은 지역 광고 웹사이트 '간지닷컴'을 창업했다. 지역광고에서 중고차 광고가 증가하는 것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찾았다. 간지(〃集)가 경쟁사 '58닷컴'과 합병되자 중고차 거래 사이트를 창업한다. 양은 지역 정보 제공사인 '베이징 페이샹롄 정보기술'도 창업했다. 양의 창업 경험은 지역 정보를 활용해서 소비자를 만족시키고, 중고차 거래에 필요한 기술과 경험을 제공했다.

58닷컴의 전략 투자로 처하오둬 중고거래 시장 플랫폼의 재정 후원을 확보했다. 이 회사가 유니콘 기업에 등장한 계기는 세쿼이아를 비롯한 글로벌 벤처캐피털의 통 큰 투자였다.

왜 흔한 중고자동차 거래 회사에 투자했을까. 양은 중고차 거래 소비자의 고통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중고차의 품질을 평가할 수 있는 전문 인력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소비자의 불안을 덜어 주기 위해 8년 이내 연식과 15만㎞ 미만의 자동차만 거래했다. 259가지 엄정한 성능 검사를 통해 구매 후 1년 이내의 2만㎞까지 성능을 보증했다. 2016년 말 기준으로 월 30억위안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세쿼이아는 이 회사에 투자한 이유를 '기술기반' 회사라는 점을 들었다. 세계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만 이를 현실 사업에 적용한 사례는 많지 않다. 과쯔는 이를 활용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 중고차 거래 플랫폼 '카맥스'가 60만대 거래 성사에 20년이 걸린 반면에 과쯔는 10만대 거래에 1년이 걸렸으며, 60만대 거래를 고작 2년 만에 달성했다. 투자자들은 이를 빅데이터와 AI에 의한 고객 문제 해결 능력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유니콘 기업 부상은 창업에 우호인 규제 환경과 강력한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 준다. 중고차 시장의 확충은 디디추싱(滴滴出行)과 같은 차량공유서비스의 활성화가 한몫하고 있다. 과쯔의 경쟁사 런런처(人人車)는 디디추싱 기사에게 100만대 이상 중고차를 공급했다. 디디추싱은 이 회사에 거대한 투자를 했다.

중국의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은 벤처 투자와 함께 온라인 금융회사 서비스를 발전시켰다. 과쯔의 성공도 마찬가지다. 중고차 구매자에게 '58닷컴'의 금융은 물론 텐센트의 메신저 '위챗'을 통한 리스와 텐센트의 온라인 전문 은행 '위뱅크'를 통해 융자를 제공하고 있다.

처하오둬의 성공은 차량공유 서비스라는 혁신이 다른 산업을 파생시키고 또한 전자상거래 회사가 제공하는 핀테크 혁명이 새로운 시장의 활력으로 작용하는 생태계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 준다. 차량공유 서비스나 핀테크 혁명을 거부하고 있는 대한민국이 혁신 성장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를 말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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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태 KAIST 교수 btlee@business.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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