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생산·판매하는 전기차가 국가가 인정하는 공공조달 채널을 통해 판매된다. 완성차 대기업이 전부이던 자동차 분야 공공 시장에서 중소기업 제품을 처음 채택, 대기업과 경쟁하게 됐다. 아직 시장 초기인 전기차 시장에서 중소기업 제품이 주목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달청은 대창모터스와 초소형 전기차 '다니고' 공급 계약을 맺고 공공조달물자 공급 채널인 나라장터를 통해 이르면 이번 주부터 판매를 시작한다고 15일 밝혔다. 다니고는 중소기업이 개발·생산한 국내 유일의 초소형 전기차다. 우선 앞으로 10년 동안 나라장터에서 2500대를 팔 수 있는 자격을 획득했다.
이에 앞서 쎄미시스코도 지난 6월 조달청과 공급 계약을 체결한 이후 이달 13일부터 나라장터를 통해 초소형 전기차 '스마트EV D2' 판매를 시작했다. 쎄미시스코는 앞으로 2년 동안 D2 1000대를 나라장터를 통해 판매할 수 있다. D2는 중국에서 생산한다. 향후 국내 조립 생산 계획이 있다.
이들 두 업체의 초소형 전기차 가격은 종전 일반 판매 가격보다 약 5% 저렴하게 공급된다. 조달청 관계자는 “대창모터스와 쎄미시스코는 각종 시험인증 서류 평가 등 적격 심사를 통해 나라장터 쇼핑몰에서 판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나라장터에 두 회사 초소형 전기차가 나란히 등록되면서 공공기관 도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다니고와 D2는 이미 우정사업본부 시범 사업 차량으로 30여대가 공급된 상태다. 우정사업본부는 2020년까지 우편배달용 이륜차 1만5000대 가운데 66%에 해당하는 1만대를 초소형 전기차로 교체할 목적으로 올해 2분기부터 시범 사업을 하고 있다. 기존 이륜차에 비해 안전한 데다 눈, 비, 미세먼지는 물론 폭염에도 항시 노출되는 집배원 근로 여건 개선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탄소 배출이 없고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유지비 절감 효과가 크다. 이에 우정사업본부를 포함한 국가 공공기관의 활발한 구매가 예상된다.
오충기 대창모터스 대표는 “각종 안전, 환경인증 규격부터 재무 건전성 등 4단계의 까다로운 적격 심사를 거쳐 조달청 등록을 완료했다”면서 “친환경차에다 이동에 유리하고 유지비 절감 효과가 큰 만큼 배달뿐만 아니라 각종 공공 시설물 관리 용도로도 적합하다”고 소개했다.
중소기업이 만든 초소형 전기차는 국내 유일하게 국토교통부 안전 기준과 환경부 '전기차 보급 평가기준'도 통과했다. 환경부와 전국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각각 450만원과 250만~500만원의 국가 보조금을 지원받는다.
【표】다니고와 D2 주요 제원(자료 각사)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