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모듈 제조·수입자에 재활용 책임 부과된다...전기차 폐배터리 관리 방안도 마련

정부가 태양광모듈 제조·수입자에 재활용 책임을 부과한다. 전기차 폐배터리 수거·관리시스템도 구축한다. 태양광업계는 '일방통행'식 행정에 반대 의사를 나타냈지만 수렴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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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모듈.

환경부는 태양광 폐모듈 등 23개 품목에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를 확대 적용하고 전기차 폐배터리·태양광 폐모듈 재활용 방법·기준 등을 담은 '전기·전자제품 및 자동차의 자원순환에 관한 법률'과 '폐기물관리법' 하위 법령 개정안을 4일부터 40일 동안 입법예고한다. 개정안은 기존 EPR 대상 제품 재활용 단위 비용을 1.5~2.0배 상향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환경부는 태양광 모듈 등 전자제품 23종을 EPR제도와 유해물질 사용제한(RoHS) 품목에 추가한다. EPR제도와 유해물질 사용제한이 적용되는 전자제품은 냉장고, 세탁기, 텔레비전, 컴퓨터 등 27개 품목이었다. 앞으로 태양광모듈, 탈수기, 헤어드라이어, 영상게임기 등 23개 품목이 추가되면 총 50개 품목으로 늘어난다. 환경부는 2023년까지 EPR 대상 품목을 모든 전자제품으로 단계 확대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확대 품목 재활용 의무량을 2020년부터 부과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태양광모듈은 회수 체계, 전문 재활용 업체 등 재활용 기반 마련 기간을 고려해 2021년 이후로 의무량 부과를 유예했다.

환경부는 전기차 폐배터리, 태양광 폐모듈의 재활용 방법·기준을 마련한다. 전기차 폐배터리를 지정폐기물로 지정하고, 분리·보관·운반 방법과 기준을 제시한다. 태양광 폐모듈과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체계 구축을 위해 미래 폐자원 공공수거 체계를 구축하고 전문 재활용업체를 육성하는 등 '미래폐기물 재활용 체계 구축 방안'도 수립한다.

태양광업계는 태양광모듈 제조·수입업체에 재활용 부담이 생긴다며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이미 설치된 태양광모듈은 명확한 생산자 재활용 책임 부과가 어렵고 중소·중견기업이 포함된 제조사의 생산비용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다.

국내에 유통되는 태양광모듈 가운데 약 절반은 중국 등 외산 제품이다. 과거 제품을 공급한 중국·일본 태양광모듈 제조사 가운데에는 폐업하거나 인수합병(M&A)된 곳도 많다. 수입사 역시 부침이 심하다. 20여년 전부터 국내에 보급된 태양광모듈 출처를 파악해 재활용 의무량을 부과하기는 불가능한 현실이다.

일부 견실한 기업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제외하고는 재활용 책임을 부여할 곳이 많지 않다. 환경부 조치가 결국 재활용 책임을 질 수 있는 곳에만 부담을 주는 '역차별' 행정이 될 공산이 크다. 환경부도 “초기 태양광모듈 제조·수입업체와 재활용 의무를 부담하는 업체 사이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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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L 연구원이 전기차 배터리 연결 시험을 했다.

중소·중견기업이 상당수 포진된 태양광 제조사 입장에서는 생산비 상승도 우려된다. 중국산 제품 저가 공세에 경영난을 겪는 상황에서 재활용 의무에 따른 생산비용 증가가 회사에는 큰 부담이다.

태양광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태양광 폐모듈 재활용 의무 부과에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수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민지 환경부 자원재활용과장은 “태양광업계가 EPR 도입에 대해 추가 비용 부담으로 어려움을 호소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재활용 체계 구축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하고 업계 어려움을 덜어 주기 위해 EPR 시행 시기를 2021년 이후로 유예했다”고 설명했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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