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북미 전략형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텔루라이드(코드명 ON)' 양산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기아차 미국 조지아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릴 핵심 신차 텔루라이드는 내년 1분기 현지 판매에 돌입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연말까지 국내외 도로에서 주행 테스트를 거쳐 텔루라이드 양산형 최종 품질 점검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생산 거점인 조지아 공장은 텔루라이드 양산 준비를 위해 생산라인 개조 작업을 하고 있다.
기아차는 이달 8일 개막한 뉴욕패션위크에서 텔루라이드 양산형 기반 쇼카 내외관 디자인을 처음 공개했다. 내년 북미 시장에 처음 선보일 텔루라이드를 알리기 위한 신차 사전 마케팅 일환이다. 텔루라이드 쇼카는 패션 디자이너 브랜든 맥스웰과 협업으로 내외관을 오프로드 차량 스타일로 꾸몄다.
텔루라이드는 기획 단계부터 대형 SUV 선호도가 높은 북미 소비자 취향을 철저히 반영해 개발했다.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포드 익스플로러, 혼다 파일럿,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등을 철저히 벤치마킹했다.
텔루라이드는 현대·기아차 차세대 대형 SUV 플랫폼을 활용해 몸집을 키웠다. 실내를 3열 7~8인승으로 구성했다. 대배기량 V6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 최신 신기술도 담았다.
생산을 맡을 조지아 공장은 텔루라이드 생산라인 개조 등 양산 준비가 한창이다. 앞서 텔루라이드 생산을 앞두고 기존 위탁 생산하던 싼타페 물량의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이전을 완료했다. 조지아 공장은 연간 36만대 생산능력을 보유했으나 북미 판매가 정체되면서 실제 가동률은 60~70% 수준에 머물고 있다.
기아차는 텔루라이드가 본격 양산되면 조지아 공장 현지 생산 차종은 옵티마(국내명 K5)와 쏘렌토 2종에서 3종으로 늘어난다. 현지 SUV 라인업도 준중형 스포티지, 중형 쏘렌토, 대형 텔루라이드까지 3종을 갖추게 된다.
기아차는 텔루라이드 현지 생산을 위해 부품 현지화 비율을 계속 높일 방침이다. 현재 현대·기아차 북미 현지 부품 공급 비중은 50%에 못 미친다. 부품 현지화 비율을 높이면 생산성을 향상과 수입차 관세 압박에 탄력 대응할 수 있다.
아울러 북미 시장에서 판매 단가가 높은 고급차 비중도 확대한다. 기아차가 올해 미국 시장에 출시한 스포츠 세단 스팅어는 1~8월 누적 판매 1만대(1만1624대)를 돌파하며 순항 중이다. 같은 기간 대형 세단 K900(K9)은 230대, 준대형 세단 카덴자(K7)는 3750대와 비교하면 이례적인 성장세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차가 텔루라이드 현지 생산에 돌입하면 원활한 물량 공급은 물론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면서 “처음 출시하는 신차인 만큼 텔루라이드라는 낮은 브랜드 인지도를 극복하는 게 성공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