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전력 예비율이 적정 수준인 15%를 훨씬 밑돌면서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대만 빈과일보는 10일 올해 전력수급 불안이 예년과 달리 3월부터 시작돼 전력 예비율이 6% 이하로 추락했다며 이로 인해 업계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만은 통상 매년 7~8월에 집중됐던 전력수급 불안이 최근 몇년간 5~6월로 앞당겨지면서 업계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빈과일보는 대만의 반도체 위탁생산업체 TSMC가 1분간 정전이 발생할 경우 81억 대만달러(약 2969억원)의 손실을 볼 것이라며 업계의 우려를 전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전력 수급의 불안이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대만의 국가 핵심 산업인 반도체 업계에도 파장을 미칠 것이라며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는 2017년 남부과학단지에 3나노 공장 설립 당시 장중머우 전 회장이 정부의 안정적 전력 공급 확약을 받고서야 공장 설립을 결정한 바 있다.
쉬쉬둥 위앤둥그룹 회장은 "전력부족을 해결하려면 핵발전소를 가동하는 것만이 답"이라면서 "전력부족 문제가 계속된다면 경제성장뿐만 아닌 취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이 한층 심각해지면 앞으로 대만이 아닌 다른 곳에 공장을 설립할 수도 있다"면서 "전력이 부족한 나라에서 어떻게 생산과 투자를 계속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해 대만 경제부 선룽진 부장(장관)은 9일 올해 발전소들이 수리를 마치고 단계적으로 재가동에 들어가 올 연말에는 전력 공급예비율 6%를 유지하고, 내년에는 업계가 바라는 10%의 전력 예비율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투자유치단을 이끌고 미국 뉴욕과 실리콘밸리 등을 방문한 궁밍신 대만 경제부 차장(차관)은 미국 반도체 업계가 대만 투자를 본격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