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첫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주요 부품 공급사는 어디?

삼성전자가 내년 출시할 갤럭시S10(가칭)과 갤럭시A 시리즈에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기술 탑재를 추진 중인 가운데 주요 부품 공급사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화면 위에서 지문을 판별하는 디스플레이 지문인식은 삼성이 자사 스마트폰에 처음 도입하는 것이어서 삼성이 채택한 구체적인 기술 방식과 협력사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S10과 갤럭시A 시리즈에 디스플레이 지문인식을 탑재할 계획이다. 디스플레이 지문인식은 삼성이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8 때도 적용을 검토했지만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적용을 미뤘던 기술이다. 그러나 그 사이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센서 업체와 협력을 통해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기술을 상용화하면서 삼성을 압박하는 형국이 됐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삼성도 탑재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은 갤럭시S10과 갤럭시A 시리즈에 각기 다른 방식의 기술을 넣을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갤럭시S10 시리즈에는 초음파 방식을, 갤럭시A 시리즈에는 광학식을 검토하고 있다. 초음파 방식은 초음파 세기와 위치 변화 등으로 지문 모양과 특징을 판별하는 기술이다. 광학식은 광원을 쏴 지문 표면 굴곡에 따른 빛의 반사 정도(음영)를 측정해 지문의 모양을 획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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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방식별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비교(출처: KTB투자증권)

차이를 두는 건 고급형 모델과 보급형 모델의 차이, 즉 기술 특성은 물론 부품 단가와 양산성 등이 종합 검토된 것으로 보인다. 초음파 방식은 정확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지만 아직 상용화 사례가 적어 센서나 모듈 가격이 비싸고 수율 우려가 있을 수 있다. 반면에 광학식은 적용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여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다는 평가다. 갤럭시S 시리즈는 프리미엄을 표방하고, 갤럭시A는 한 단계 낮은 준프리미엄을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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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9(자료: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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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A8(자료: 삼성전자)

관련 업계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지문인식를 가능케 하는 핵심 부품인 센서는 초음파 방식의 경우 퀄컴 제품이, 광학식 센서는 구딕스 제품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신칩 업체로 널리 알려진 퀄컴은 2015년 '스냅드래곤 센스ID'라는 이름의 초음파 센서를 발표했다. 이후 퀄컴은 기술을 발전시켜 2세대 센서를 내놓고, 작년 6월에는 중국 비보에 센서를 공급하기도 했다. 퀄컴 초음파 센서는 지금까지 시험적 성격이 강했다면 이제 삼성과 협력으로 대량 생산에 진입할 전망이다.

구딕스는 중국 지문인식 센서 기업이다. 다소 생소한 기업이지만 자국 시장인 중국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스웨덴 핑거프린트카드(FPC)가 주도하던 중국 시장의 판을 흔들었고, 삼성과 LG 등 해외로 발을 넓혔다. 올해 인도 출시된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J7듀오'에 구딕스 지문인식센서(GW32J1)가 첫 납품됐다. 구딕스의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센서가 최종적으로 삼성 갤럭시A 시리즈에 채택되면 또 한 번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과 소원해진 시냅틱스를 대신해 구딕스가 삼성과 협력 관계를 공고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냅틱스는 삼성에 지문인식센서를 오래 납품했지만 디스플레이 지문인식은 삼성 대신 중국을 택했다.

지문인식 센서가 스마트폰 내에서 동작하기 위해서는 모듈화가 필요한데, 초음파 센서의 모듈화는 중국 오필름이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오필름이 설비 투자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광학식 센서 모듈화는 국내 기업이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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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파 방식 지문인식 센서 작동 원리를 소개하는 영상(자료: 퀄컴)

삼성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다. 삼성이 한해 판매하는 휴대폰은 스마트폰 포함 연간 4억대를 넘는다. 때문에 삼성의 신기술 채택은 후방 산업계인 부품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최근 사업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삼성이 신기술 채택에 적극적으로 돌아선 만큼 디스플레이 지문인식을 중심으로 한 부품 신시장이 형성될지 주목된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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