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환경산업 전문업체 에코프로가 에너지 효율이 높은 마이크로웨이브(MW) 기반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제거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마이크로웨이브 방식은 기존 시스템보다 에너지 효율이 30% 높다.
에코프로(대표 이동채)는 5년간 독자 연구 끝에 마이크로웨이브를 이용한 VOCs 제거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현대중공업에 공급했다고 31일 밝혔다. 공급계약은 75억원 규모다. 지난해 개발 이후 첫 수주 실적이다. 연내 현대중공업 그룹사 3개사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 '빅3' 중 하나인 현대중공업은 현장 환경 개선을 위해 대풍량(처리 풍량 1000㎥/min 이상) VOCs 제거시스템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에코프로는 현대중공업 연구진, 현장운영팀과 함께 1년간 협업 끝에 현장 맞춤형 시스템을 개발해 설치했다. 도장공장 작업환경 개선과 대기환경 보전에 기여할 것으로 양사는 기대하고 있다.
VOCs는 대기 중에 휘발돼 악취나 오존을 발생시키는 벤젠이나 포름알데히드, 아세트알데히드 등 탄화수소화합물을 말한다. 피부접촉이나 호흡기 흡입 시 신경계에 장애를 일으키는 발암물질이다. 석유화학, 정유, 도료, 도장 공장 등 제조와 저장과정, 자동차 배기가스, 페인트나 접착제 등 건축자재 등에서 발생한다.
현재 VOCs 제거 기술로 주로 이용되는 농축 시스템은 흡착 로터에 흡착된 VOCs를 재생하기 위한 탈착 과정에서 200도 이상 열원을 이용하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이 낮다. 탈착된 VOCs를 축열식소각로(RTO)에서 다시 한 번 이산화탄소(CO2) 또는 물(H2O)로 산화시키는 과정도 필요하다.
에코프로가 개발한 마이크로웨이브 기반 VOCs 제거시스템은 VOCs와 악취 성분을 제올라이트 흡착제로 상온에서 흡착하고 마이크로웨이브를 조사해 흡착된 VOCs를 고농도 소풍량 가스로 탈착시켜 흡착제를 재생한다. 탈착된 VOCs는 촉매에 의해 이산화탄소와 물로 산화 처리된다. 재생된 흡착제는 냉각 후 VOCs 흡착에 다시 사용돼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물질을 직접 가열하는 마이크로웨이브 가열 방식은 열원을 이용하는 일반 가열 방식보다 온도 상승이 빠르고 에너지절약 효과가 크다. 기존 VOCs 제거 설비와 비교할 경우 에너지 효율을 30% 이상 향상시킬 수 있다. 부가 설비가 필요 없고 복합 VOCs를 처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회사는 조선소를 비롯해 도료 작업을 하는 자동차 공장, 화학 물질을 사용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공장, 페인트, 정유공장 등 VOCs 배출 공정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성진 에코프로 사장은 “마이크로웨이브 VOCs 제거시스템은 적용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해 발전 가능성이 주목된다”며 “획기적인 VOCs 저감 기술로 환경과 에너지 문제 해결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