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중국 자회사 설립 취소에도 러브콜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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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 10년 만에 시도한 중국진출 시도가 수포로 돌아갔다.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는 시점에 향후 중국 정부 대등이 주목된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페이스북이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3000만달러 규모 자회사 '페이스북 테크놀로지'를 설립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몇 시간 뒤인 25일 뉴욕타임즈는 국가기업신용신식공시시스템(기업신용정보 DB)에서 자회사 이름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당초 페이스북은 저장성에 혁신 허브를 만들 계획이었다. 중국 재진출 시도로 풀이됐다. 하지만 사실상 계획이 무너졌다. 뉴욕타임즈는 이번 일이 페이스북 자회사 설립 가능성을 완전히 없앤 것은 아니지만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했다.

중국 정부나 페이스북은 공식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승인 취소 결정은 저장성과 국가 인터넷 규제 당국인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이견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즈가 전했다.

2009년 중국 정부는 페이스북 플랫폼 접근을 차단했다. 신장 위구르 사태에 항의하는 세력이 페이스북을 의견 표출 창구로 사용했다는 이유에서다. 페이스북이 인수한 사진 공유 앱 인스타그램은 2014년 접속을 차단당했다. 페이스북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은 2017년 공산당 대회를 앞두고 차단됐다.

자회사 설립 취소 결정은 중국 정부 의중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중국은 미국 IT 서비스를 규제하고 있다. 일명 '진둔 프로젝트(金盾工程·금으로 된 방패로 막는 작전)'라 불리는 정책이다. 규제와 검열을 통해 통제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도다.

중국 전문가는 규제 이유로 자국 기업이 만들어 낼 부가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분석한다. 중국 규제 당국은 인터넷안전법을 근거로 해외 인터넷 서비스를 우회 접속할 수 없도록 했다. 덕분에 중국 SNS 시장은 자국 기업 텐센트가 장악했다. 텐센트는 페이스북과 유사한 SNS 큐존, 모바일 메신저 위쳇을 거느리고 있다.

디디추싱도 마찬가지다. 우버와 디디추싱이 경쟁할 무렵 규제 당국이 차량공유서비스를 원가 이하로 제공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제안을 내놨다. 시장점유율 열세 우버가 투자로 시장점유율 확대를 불가능하게 했다. 디디추싱은 애국심에 기댄 마케팅을 했고 이는 중국민들에게 통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중국 정부가 기업 통제권을 행사하려는 이유라고 분석한다. 공산당 입김이 통하는 국내 기업이 검열 통제에 용이하다는 점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는 중국 내 소셜미디어 서비스를 주도하는 텐센트와 웨이보, 알리바바 그룹 산하 비디오 플랫폼 업체 유쿠-투도우 지분 보유를 시도한 바 있다.

그럼에도 페이스북은 중국시장 도전을 계속할 전망이다. 중국은 성장 한계에 부딪힌 페이스북이 추가 성장할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이다. 잠재적 사용자가 가장 많은 나라며 모바일 사용자 수도 그 어느 지역보다 많다. 페이스북은 20억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에는 스마트폰 사용자만 7억명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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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문 광장을 달리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출처 :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그동안 페이스북은 줄곧 중국에 러브콜을 보냈다. 저커버그 창업자는 중국어를 배우고 중국을 여러 차례 방문해 중국지도자와 회동했다. 시진핑 주석을 만나 딸 중국 이름을 지어달라고 부탁하는가 하면 중국대학에서 중국어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달리기하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그의 중국계 부인 프리실라 첸은 중국 짝사랑 상징물로 활용됐다.

게다가 페이스북은 특정 지역에서 뉴스피드를 노출할 수 있는 검열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중국 당국에 넘겨준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지만, 페이스북이 얼마나 중국 진출 하고 싶어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페이스북이 이번 사태 이후에도 중국 진출을 타진하리라 보는 이유다.

페이스북코리아 관계자는 “본사는 오랫동안 중국에 관심을 둬왔다”면서 “중국 시장 진출을 지속해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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