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 우려 중국산 고혈압약' 논란, 백혈병치료제 등 항암제 복용 환자도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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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암물질 우려가 제기된 중국산 고혈압약 원료 수입 잠정 중단 사태가 백혈병치료제 등 원산지 논란까지 불거졌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원료의약품 시장에서 중국·인도산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5~20%다. 국민이 복용하는 의약품 5개 중 1개는 중국이나 인도산이다.

이번에 잠정 판매·제조중지 관련 제품 목록은 국내 제약사가 발매한 복제약이다. 발사르탄은 스위스 노바티스 제약회사가 개발한 고혈압 치료제다. 디오반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된 약물은 2012년 특허가 만료돼 수백 개의 복제약에 사용됐다.

국내 제약사는 중국에서 원료 의약품을 수입한다. 국산 원료보다 가격이 저렴한 중국 원료를 사용한다. 실제 중국산 원료는 국내 업체 제품보다 약 20~30% 가량 저렴하다. 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원료 의약품이지만, 품질 관리 기준은 보다 엄격해야 한다는 게 환자 공통된 의견이다.

고혈압치료제뿐 아니라 백혈병치료제 등 항암제도 중국과 인도산 원료가 논란이 된다. 항암제 특허가 만료되면 복제약이 대거 출시된다. 이들 약물 중 원료들이 발암물질이 함유된 중국산 원료가 사용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값이 저렴하고 화학물질 기호가 동일한 중국산, 인도산 원료 등 다른 의약품에도 발암물질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식약처가 다른 약물 원료도 꼼꼼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들도 불안에 떤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은 표적치료제 복용만으로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다. 약을 장기간 꾸준히 복용하지 않으면 치명적이다. 동아에스티에서 백혈병치료제 글리벡 복제약인 글리닙 원료의약품이 한때 논란이 됐다. 동아 측은 인도 시플라에서 원료를 수입해 올 예정이었다. 인도에서 생산된 원료의약품으로 제조한 약물이 치료 부작용 등이 검증되지 않은 점, 치료 효능이 떨어진다는 등의 실패보고서가 나왔다. 동아에스티는 “원료의약품은 현재 동아쏘시오홀딩스 계열사 에스티팜에서 만든 국산 원료로 완제품을 제조한다”면서 “논란이 된 지역 원료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재 글리벡 복제약으로 시판된 약물은 JW중외제약 '제이티닙', 보령제약 '글리마', 한미약품 '글리티브', 동아에스티 '글리닙', CJ제일제당 '케어벡', 종근당 '루키벡', 부광약품 '프리벡', 삼진제약 '이니벡' 등 다양하다. 특허 만료 이후 복제약이 쏟아지지만, 환자들은 원료 의약품 제조사까지 파악해 약물을 복용하진 않는다.

오리지널의약품 특허 만료 이후 판매되는 복제약 원료의약품 기준도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인도산 원료의약품이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제약사가 다양한 유통 창구를 통해 수입해 오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세계적으로 원료의약품 품질 기준이 강화된데 따른 조치라고 보여진다. 중국산이라고 해서 반드시 나쁘다는 인식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발암물질 논란이 불거진 발사르탄 함유 의약품은 중국산 원료를 사용했다. 식약처는 중국 '제지앙 화하이'사에서 제조한 고혈압 약 원료 '발사르탄'에 잠정 수입·판매 중지 조치를 취했다. 이 약품에서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라는 유해물질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NDMA는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IARC)가 인간에게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2A'로 분류한 물질이다.


장윤형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wh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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