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도에서 휴대폰 신공장을 준공했다. 최대 연간 1억20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신공장이 문을 열면서 인도는 베트남·중국과 함께 삼성전자 3대 휴대폰 생산 거점으로 떠올랐다. 준공식에는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집행유예로 풀려난 후 첫 공식 일정으로 참여했다.
삼성전자는 9일(현지시간)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노이다에서 휴대폰 신공장 준공식을 개최했다.
준공식에는 문 대통령과 인도 모디 총리 등 양국 정부 관계자,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전자 관계자, 양국 협력업체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집행유예로 풀려난 후 첫 공식 일정인 준공식에서 문 대통령과 모디 총리를 비롯한 양국 정부 관계자를 영접하고 감사 인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고동진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장 사장이 신공장 개요, 인도 스마트폰 사업 현황, 향후 투자계획 등을 설명한다. 이후 주요 내빈이 증설 라인을 둘러보고, 기념행사 등을 가졌다.
순방에 앞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금 인도 내 휴대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1위지만 중국계 기업과 시장점유율 1%를 두고 싸우고 있다”면서 대통령 방문이 인도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삼성전자에 힘을 싣기 위한 일정이라는 점을 시사한 바 있다.
신공장은 기존 12만㎡이던 공장을 24만㎡ 규모로 두 배 확대한 것이다. 지난해 6월 증설에 착수했고, 총 500억루피(약 8100억원)를 투자했다. 신공장 휴대폰 생산규모는 최대 월 1000만대, 연간 1억2000만대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신공장을 앞세워 급성장하는 인도 휴대폰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장기적으로는 주변 남아시아 국가는 물론이고 중동과 아프리카 시장까지 공략할 전진기지로 삼을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최근 샤오미 등 중국 업체 강력한 공세에 분기 1위를 내주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반기부터 신공장에서 현지 맞춤형 제품을 생산하고, 제품 공급 시기도 탄력적으로 운영하면서 시장 대응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인도 간 협력도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인도 노이다 지역에 휴대폰 공장에 이어 가전과 인쇄회로기판(PCB) 공장 증설 공사도 진행 중이다. 이들 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늘어난 생산물량을 맞추기 위해 현지 협력업체 확대, 국내 협력사 인도 진출 증가 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중국과 베트남에 진출했을 때 협력업체가 대거 동반 진출했던 것처럼 인도에도 동반 진출이 늘어날 것”이라면서 “노이다 지역에는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이미 많이 진출해 있어 국내 업체가 새로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