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다야니 가문이 제기한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에서 패소한 한국 정부가 중재 결정을 취소하기 위한 소송에 나섰다.
국무조정실을 비롯한 기획재정부, 외교부, 법무부, 산업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는 지난 3일 영국 고등법원에 이란 다야니 가문과의 ISD 중재판정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했다고 4일 밝혔다.
앞서 UN 국제상거래법위원회(UNCITRAL) 중재판정부는 지난달 6일 한국 정부가 이란 기업 다야니에 총 73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정했다.
2010년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이란 투자자에 대해 한·이란 투자보장협정(BIT) 상 공정 대우 원칙을 위반해 인수계약을 해지하고 계약금을 몰취했다는 다야니 가문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ISD는 다른 나라에 투자했다 해당 국가의 부당한 조치로 피해를 본 외국인투자자를 구제하기 위해 마련된 국제 중재 절차다.
우리 정부는 중재판정부의 결정에 대한 취소소송을 비롯 판정문 상 오류에 대한 정정신청과 계약해지의 적법성과 계약금 몰취 정당성 등에 대한 추가판정을 요구했다.
이 사건은 2010년 4월 이란 다야니 가문이 세운 싱가포르 회사인 D&A를 통해 대우일렉을 매수하려다 실패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당시 다야니는 계약 보증금 578억원을 돌려 달라고 했지만 대우일렉 채권단은 계약 해지의 책임이 다야니에 있다며 이를 거절했다.
한국 정부는 당시 다야니 가문의 대우일렉에 대한 투자가 한국과 이란이 체결한 협정에 따른 '투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중재판정부에 전하는데 집중할 방침이다.
중재신청 대상이 한국 정부가 아닌 캠코를 비롯한 채권단이라는 사실과 다야니가의 투자가 한국 기업에 대한 직접 투자가 아니었다는 사실도 강조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취소소송에서 중재판정부가 다야니 가문의 신청에 대해 실질적 관할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다툴 계획”이라며 “중재지가 런던이기 때문에 해당 소송은 영국 법원이 관할을 가진다”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