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샤오미, 한국 시장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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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가 처음으로 국내 이동통신 3사를 통해 스마트폰을 출시한다. 내달 중순 국내에 홍미노트5를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24일 샤오미 스마트폰 유통 협력사 관계자가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샤오미가 우리나라를 정조준했다. 유통채널을 다각화, 시장점유율 5%를 차지한다는 야심찬 각오다. 샤오미가 삼성전자·LG전자를 극복할지, 외산폰의 한계를 반복할지 주목된다.

◇한국 시장에 왜 들어오나

샤오미가 우리나라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는 것은 '글로벌 시장 확대 전략'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2010년 이후 중국 온라인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한 샤오미는 내수 시장이 포화에 이르자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동남아시아·인도·유럽 진출에 이어 한국 시장을 타깃으로 한 이유다.

우리나라 시장을 공략한다는 건 샤오미에 의미가 각별하다. 국내 제조사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 받는 샤오미가 한국에서 5% 이상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경우 글로벌 경쟁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기술 검증 시험대로도 가치가 충분하다. 애플 카피캣으로 불리던 샤오미는 세계에서 1만8000여건에 달하는 특허를 보유했을 만큼 기술력이 진일보했다. 눈높이가 높은 국내 소비자로부터 자체 기술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샤오미는 국내에서 화웨이·ZTE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보다 후발주자지만, 준비는 철저했다.

앞서 보조배터리·스마트밴드 등 국내 주변기기·액세서리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1년 전에는 샤오미 한국어 공식 홈페이지를 오픈, 레이 쥔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주요 임원을 한국어로 소개하는 등 기업 이해도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스마트폰 유통채널도 단계적으로 확대하며 각 채널별 장·단점을 파악하는 학습도 마쳤다.

◇장·단점은

샤오미가 오픈마켓-알뜰폰-이동통신 3사로 이어지는 탄탄한 유통 채널을 갖추게 됐다는 사실은 장점이다. 자급제폰 대비는 오픈마켓과 알뜰폰을 활용할 수 있고, 이통사를 통해 기존 공급량 불안감을 일부 해소할 수 있다. 스마트폰 유통을 책임지는 지모비코리아와 협업해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신속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아직 충분하지 못하다는 점은 단점이다. 화웨이도 2014년부터 우리나라 시장을 분석, 다양한 전략을 구사했지만 성공을 맛보진 못했다. 유독 외산폰에 베타적인 한국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상당 시간이 걸린거란 전망이 나온다.

보급형 시장만을 집중 공략해 왔다는 점도 샤오미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사후서비스(AS)에 대한 부정 인식을 개선하는 것도 시급하다. 샤오미는 국내에서 아이나비 사후서비스(AS) 망을 활용하고 있지만, 직영 AS센터를 구축한 사례는 전무하다. AS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소프트웨어(SW) 업그레이드에 대한 고객 신뢰도를 높이는 것도 풀어야 할 과제로 손꼽힌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전문가는 “샤오미는 중국 내수시장 집중도를 낮추고 글로벌 시장 개척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붓는 분위기”라면서 “그동안 해외 저가폰 시장을 주로 공략했던 샤오미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텃밭인 한국에서 어떤 전략을 펼칠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예상 전략은 ···파장은

샤오미 핵심 전략은 '경험(익스피리언스) 마케팅'이 유력하다. 샤오미는 글로벌 시장에서 오프라인 경험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샤오미는 인도·유럽 등지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샤오미가 이동통신 3사와 협력한 것도 마찬가지로 해석된다. 이통 3사 전국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바탕으로 다양한 체험기회를 제공하는 등 대대적 경험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샤오미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업은 △미믹스(Mi Mix)·미(Mi)·미노트(Mi Note), 미맥스(Mi Max) 등이다. 미드레인지 라인업은 홍미(Redmi), 홍미노트(Redmi Note), 홍미프로(Redmi Pro) 등이다.

다양한 라인업을 바탕으로 고객 맞춤형 판매 전략을 구사할 전망이다.

젊은 감각을 갖추면서도 가격은 저렴한 가성비(가격대비성능) 높은 스마트폰으로 10~20대를 공략한 이후, 30~40대를 겨냥한 프리미엄 에디션을 선보이는 방식이 유력하다.

카메라·오디오 단일 기능에 특화된 중가형 스마트폰은 50~60대 중장년층을 공략할 카드다. 나아가 이통사와 협력해 10세 전후 자녀와 학부모를 겨냥해 키즈폰을 개발, 출시할 가능성도 있다.

샤오미 진입에 따라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도 변화가 일지 관심이다.

샤오미가 중저가 시장에서 의미있는 판매량을 기록하면 삼성전자·LG전자에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이통사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해진다는 것은 기술력 향상, 출고가 인하 등 긍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 환영할 만한 일인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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