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최격전지로 떠오른 '한국'...정작 정부는 미지근한 반응

올 하반기에 글로벌 e스포츠업계 눈이 한국에 쏠린다. 해외 기업은 국내에서 빅이벤트를 잇달아 개최한다. 국내 기업도 게임 종목 세계화에 나선다. 그러나 공석인 e스포츠협회장 인선이 지체되면서 정부의 관심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게임 인식 개선 노력도 미흡한 것으로 지적됐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라이엇게임즈는 이르면 9월 서울 종로에 e스포츠 전용경기장을 연다. 종각역 인근 그랑서울 3층에 1600평 규모로 마련되는 LCK아레나, LoL 파크는 국내 최대 규모 e스포츠 공간이다. e스포츠 경기장을 비롯해 선수대기실, 직영 PC방, 역사 전시관이 들어선다. 라이엇게임즈는 이 경기장을 리그오브레전드챔피언스코리아(LCK) 전용 경기장으로 쓴다.

라이엇게임즈는 LoL 결승전 롤드컵도 올 가을에 한국에서 열 계획이다. 2014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롤드컵에는 관중 4만명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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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상암 월드컵경지장에서 열린 롤드컵 결승전에 몰린 4만 관중

블리자드는 오는 28일 코리아스타크래프트리그(KSL)를 시작한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소재로 하여 한국에서 맨 먼저 e스포츠 리그를 직접 운영한다. 오픈 형식 대회로 기존 프로게이머는 물론 아마추어에게도 문호를 개방했다.

블리자드는 한국에서 전용 e스포츠 경기장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용경기장까지 갖출 경우 국내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블루홀 자회사 펍지는 21일 '배틀그라운드' 글로벌 이스포츠 대회 '펍지 글로벌 인비테이셔널(PGI) 2018' 티켓 판매를 시작했다. 국산 e스포츠 종목 가운데 글로벌화가 가장 유력한 게임으로 꼽힌다.

펍지는 7월 25~29일 독일 베를린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에서 열리는 PGI 2018을 개최한다. 세계 최정상급 실력을 자랑하는 20개 프로팀이 총 상금 200만달러를 놓고 경쟁한다. 김창한 펍지 대표는 “세계 배틀그라운드 팬이 한 곳에 모여 진정한 배틀그라운드 문화를 경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마련했다”면서 “PGI 2018 현장에서 팬들과 함께 대회 열기가 고조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틀그라운드와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포트나이트는 e스포츠 역대 최대 상금을 건 1000억원 규모 대회를 올 가을에 시작한다. 에픽게임즈는 한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커뮤니티 주관 이벤트, 온라인 이벤트, 대규모 대회를 후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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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I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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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기업 움직임과 달리 정부의 무관심을 우려했다. 미국·중국 기업들이 e스포츠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지만 정작 e스포츠 종주국인 우리나라는 협회 수장도 1년째 뽑지 못하고 있다. 아시안게임 대표 파견은 마감 직전에야 겨우 성사됐다. e스포츠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한국이 중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동섭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바른미래당 간사는 21일 성명을 내고 △e스포츠협회장 인선 △e스포츠 선수 처우 개선 △e스포츠 지식재산권 보호 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의원은 “협회장 공석 상태가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중재와 개입에 나서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게임과 e스포츠는 더 이상 단순한 '아이들의 놀이'가 아니라 문화의 한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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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해에서 열린 2016 MSI에서 SK텔레콤T1을 응원하는 관객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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