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주파수경매, 3조6000억원에 종료...이통3사 5G전략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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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서비스3사 주파수담당 임원이 주파수경매장에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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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서비스3사 주파수담당 임원이 주파수경매장에 들어서고 있다.

5세대(5G)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가 3조6183억원에 낙찰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제시한 최저경쟁가격인 3조2760억원보다 3423억원이 상승했다.

가격 상승 폭이 크지 않았지만 조기에 종료될 수 있다는 예측과 달리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간 신경전이 치열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1단계 경매, 자존심에서 출발해 '실리'로 끝나

5G 주파수 경매가 조기에 종료될 것이란 전망은 빗나갔다.

이통 3사는 대역폭을 결정하는 1단계 경매에서 3.5㎓ 대역에서 최대치 확보를 위해 9단계까지 가는 접전을 불사했다. 경매 초반 5G 서비스 출발선에서 뒤처져선 안 된다는 절박감이 작용했다.

3.5㎓ 대역 경매 최종 결과는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100㎒, 100㎒, 80㎒ 폭으로 나눠가졌다.

경매 첫날은 탐색전이 이어졌다. 6라운드까지 진행한 결과 1개 블록(10㎒폭)당 가격이 948억원에서 957억원으로 9억원 상승했다. 과기정통부는 6라운드 동안 최소 입찰증분인 0.3%를 적용해 전체 낙찰가를 260억~270억원 낙찰가를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통사는 입찰 유예 제도를 활용하는 등 고도의 지략 대결을 펼쳤다.

자존심 싸움은 하루 만에 실리 싸움으로 급반전됐다. 1단계 경매 최종 낙찰가는 2조7104억원으로, 최저경쟁가격에 비해 560억원 올랐다. 둘째날에는 3라운드가 진행되는 동안 6라운드 270억원과 동일한 수준으로 낙찰가가 뛰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의미다.

키는 LG유플러스가 쥐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LG유플러스는 100㎒ 폭 확보를 목표로 탐색전을 지속했다. 낙찰가 상승 등 경매 추이를 지켜본 결과 KT가 90㎒ 폭으로 낮출 가능성이 적다는 사실을 확인한 순간 실리를 선택한 것으로 관측된다.

LG유플러스는 블록 수를 줄이는 대신 낙찰가를 줄이는 '금액선택입찰'을 1~2차례 활용, 경쟁사 9680억원에 비해 1936억원 저렴한 7744억원에 80㎒ 폭을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3.5㎓ 대역은 2단계 위치선정 경매를 거쳐 SK텔레콤이 1조2185억원(C대역), KT 9680억원(B대역), LG유플러스 8095억원(A대역)에 최종 낙찰됐다.

28㎓ 대역 1단계 경매는 SK텔레콤이 2,073억원(A대역), KT가 2078억원(C대역), 2072억원(B대역)에 800㎒ 폭씩 나눠갖는 방향으로 균등하게 마무리됐다.

◇이통 3사, 향후 전략은

3사는 경매 결과에 대한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와 동시에 최고의 5G 서비스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SK텔레콤은 확장성이 우수한 '노른자위' 대역을 확보했다면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애초부터 위치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경매에 임했다는 분석이다. 5G는 초대용량 서비스를 바탕으로 무한한 서비스 확장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확장성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2500억원을 투입해 '최고의 위치'를 확보했다”면서 “가장 빠른 속도 5G 서비스를 가장 많은 가입자에게 가장 안정적으로 제공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KT는 3.5㎓ 대역에서 SK텔레콤과 대등한 100㎒ 폭을 확보, 5G에서만큼은 대등한 경쟁을 위한 최소한의 교두보 확보에 주력했다는 분석이다. '5G 퍼스트' 전략을 펼치는 상황에서 충분한 대역폭을 확보하며 명분을 얻는 동시에 서비스 확대 기반을 마련했다.

KT 관계자는 “국내 최대의 초광대역 전국망 5G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다 빠르고 혁신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실리' 전략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3.5㎓ 대역에서 80㎒폭으로 경쟁사에 비해 적은 주파수를 확보했지만 3.5㎓대역에서 20㎒ 추가확보 가능성이 용이한 만큼 미래 주파수 확보 차원에서 전략적 선택이었다는 자평이다. 과기정통부도 주파수 경매 직후 연구반을 구성해 LG유플러스가 확보한 대역의 인접 20㎒폭 활용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현재 국내 통신시장 상황을 고려해 단순히 주파수량이나 속도경쟁 중심의 마케팅을 지양하겠다”면서 “할당받은 5G 주파수를 최대한 활용, 선도적으로 장비를 구축해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 발굴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5G 주파수 사용은 12월 1일부터 가능하다.

이통 3사는 확보한 주파수 양과 대역에 맞춰 장비를 발주하고 업체를 선정, 이르면 10월부터 망 구축에 착수한다. 전국망 설치에 필요한 기준 기지국은 3.5㎓ 대역이 15만국, 28㎓ 대역이 10만대(장비 기준)이다.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도 모처럼 훈풍이 불 것으로 기대된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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