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속에서 그녀를 천백번 애타게 찾다가 불현듯 고개를 돌려보니 그녀가 등불 아래에 있더라(衆里尋他千百度,驀然回首,那人〃在燈火〃珊處)”
연애 편지에 나올만한 구절 같지만, 이 시에서 중국 검색 기업 바이두가 시작됐다. 바이두란 이름은 신기질 시인의 시 '청옥안·원석' 중 '애타게 찾다(百度)' 구절에서 비롯됐다.
리옌훙 바이두 회장은 '검색'에 미친 사람이었다. 그는 1990년대부터 인터넷 중심은 정보를 찾아 헤매는 '검색'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리옌훙은 29세에 금융정보 검색시스템 '랭크덱스(RankDex)'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아직도 금융기관에서 사용 중이다. 인포시코 재직 당시 회사가 인수된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그는 회사가 디즈니로 인수된다면 검색기술이 쓸모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당시 포털에서 검색은 중요한 기술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리옌훙은 풍족한 미국생활을 뒤로한 채 2009년 베이징에서 10명의 동료와 함께 바이두를 창업했다. 시작은 쉽지 않았다. 당시 중국 검색 시장에는 이미 구글이 진출해 있었다. 또 중국 인터넷 사용자수는 900만 명에 불과했지만, 검색사이트는 300개가 넘었다.
처음에는 바이두는 시나닷컴 등 중국 포털에 검색서비스 소프트웨어를 공급했다. 포털이 검색서비스로 많은 이윤을 남기지만 핵심 기술을 가진 바이두는 아주 작은 몫만 받았다. 그는 직접 검색 사이트를 오픈하기로 한다. 검색은 돈이 안 된다는 내부 반대에 부딪쳤지만 그는 자신의 주장을 설득시킨다. 2000년 9월 바이두는 검색서비스인 '바이두닷컴'을 세상에 선보였다. 중국인에게 특화된 검색 서비스로 승승장구하게 된다.
이제 바이두는 중국 최대 검색엔진 기업이다. 과거 구글의 '짝퉁' 정도로 여겨졌던 바이두는 이제 구글을 위협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검색에 대한 열정이 현재의 바이두를 만들었다. 리옌훙은 “한 가지 일에 미쳐라. 그래야 남들이 해내지 못한 것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