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일정표가 어떻게 구성될지 관심이다. 12일 오전 9시(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섬에 있는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다는 점만 밝혀진 상황이다. 장소와 회담 시작 시점을 제외하고는 알려진 것이 없다. 양국 모두 극비리에 회담을 준비하고 있어 당일 세부 일정을 놓고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온다.
양국 정상은 회담 이틀 전 싱가포르에 도착한다. 전날 싱가포르에 도착해 만남을 준비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하루 더 앞서 싱가포르에 자리 잡는다. '세기의 이벤트'인 만큼 충분한 준비 시간을 가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양국 모두 12일 아침 일찍 회담에 임해야 하니깐 좀 더 여유를 갖고 하겠다는 생각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회담은 싱가포르 시간으로 오전 9시 시작이다. 관례에 비춰볼 때 상당히 이른 시간이다. 이 시각은 우리나라로는 오전 10시지만 12시간 차이가 나는 미국 워싱턴 시각으로는 밤 9시다. 일각에서는 워싱턴 시각 밤 9시에 회담이 시작되는 만큼 12시 이전에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기 위한 계획이라고 보고 있다.
그동안 미 백악관 측은 '첫 번째' 회담이라는 표현을 지속적으로 사용했다. 이를 유추해 봤을 때, 9시 단독 회담으로 첫 회담을 가진 후 두 번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날 미국과 북한 측 참모가 배석하는 확대회담이 이뤄질 수 있다.
이른 시간에 시작되는 만큼 오전에 단독회담과 확대회담이 연달아 모두 진행될 가능성도 높다. 워싱턴 밤 12시경 단독·확대회담 일부 성과를 보여줄 수 있다.
이후 오후에는 회담과는 별도의 행사를 열 수 있다는 관측이다. 두 정상이 별도 산책시간이나 티타임을 가질 수 있다. 이 사이 실무 회담에서 싱가포르 선언문 채택을 위한 세부 협상이 벌어질 수 있다.
중간 양국 정상 간 오찬 자리가 성사될지도 주목된다. 남북정상회담 때처럼 오찬은 별도로 하면서 각각 오후 행사에 대비하는 시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고, 또는 함께 테이블에 마주 앉아 축하의 잔을 기울일 수 있다. 관례상 오찬은 정상회담의 일부분인 경우가 많아 개최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오찬회담을 하면 어떤 메뉴가 오를지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김정은 위원장과 '햄버거 대화'를 공약한 바 있다. 김 위원장으로서도 햄버거는 '북미 수교'를 상장하는 음식이 될 수 있다.
이날 북미 정상이 '특별 이벤트'를 보여줄 지도 관전 포인트다. 해변 산책 등이 거론되지만 드라마틱한 분위기 연출을 위해 전혀 다른 모습이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싱가포르 명소를 배경으로 한 기념촬영 계획도 흘러나오고 있다.
공식 회담이 마무리되면 북미 정상은 공동합의문 작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완전한 비핵화와 완전한 체제 안전 보장에 대한 의지를 공표하는 수준의 언론 보도문 발표가 될지, 합의된 내용을 공동 채택해 '싱가포르 선언문'으로 나올지 미지수다. 발표 형식은 보도문을 발표하는 데 그칠 수도 있고, 나아가 공동기자회견까지 이뤄질 수 있다.
다만 워싱턴 시각 등을 고려하면 이 같은 발표는 다음 날 오전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관련 “매우 중요한 며칠(couple of days)이 될 것”이라고 한 발언에 따른 추측이다.
이럴 경우 남북미 정상이 모이는 3자 종전선언 행사가 열릴 가능성도 주목할 대목이다. 북미 회담 결과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이 급하게 싱가포르로 날아갈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전망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날 회담에서 주고받을 선물도 관심이다. 정상회담에서 교환하는 선물은 단순한 상징을 넘어선다. 상대국에 대한 정성은 물론이고 메시지까지 담긴다. 파격적인 북미 정상 간 만남인 만큼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깜짝 선물이 나올 가능성도 예상된다. 회담에 앞서 백악관이 제작한 기념주화도 가능성이 있지만 추가 선물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