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김태훈이 질문하고 4명의 전문가가 대답하다
“21세기 산업사회는 어떻게 질병을 만들어내고 판매하는가?”
의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건강과 행복이 지켜지지 않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질문에 답하는 전문가 4인의 ‘진지한 비판과 성찰’을 다룬 책 ‘만들어진 질병’이 출간됐다.
건강 주권과 행복한 삶의 영위를 위한 현대의학의 교양을 읽다!
의학의 발전은 인간의 수명을 연장시켰고,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는 ‘생명연장’의 꿈은 인류의 오랜 숙원이었다. 의학과 과학이 발전을 거듭함에 따라 이는 더 이상 꿈이 아닌 현실이 되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의문이 든다. ‘문명과 의학기술의 발전만큼이나 우리는 더 건강해지고 있는가?’ ‘우리는 과거에 비해 질병으로부터 훨씬 더 자유로운가?’ ‘인간의 수명 연장은 아무런 대가 없이 주어진 축복일까?’
‘만들어진 질병’은 바로 이런 의문에서 시작된다. 산업화와 더불어 모든 문명이 발전함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우리는 더 건강하지 않다. 질병은 인류의 발전과 함께 그 탄생과 진화를 반복하고 있다. 첨단 의학 기술로 포장된 현대의학은 그 눈부심만큼이나 그림자도 짙다. 바로 이것이 논의의 출발점이다.
이 의문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저자 김태훈은 비만전문가 박용우 교수, 암 치료의 대안을 연구 중인 서재걸 의사, 알코올 치료 전문병원을 운영하고 정신건강의학 상담 경험이 많은 양재진 원장, 트레이너 임종필 등 4명의 전문가 등을 소환한다.
김태훈은 이들과의 대담을 통해 현대사회를 ‘질병사회’로 규정하는데, 그 대표적 예로 비만을 제시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과학과 문명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지만, 그 발전의 속도만큼이나 다양한 질병들이 새롭게 발명되거나 몇몇의 특수한 사례였던 질병들이 대중에게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비만은 1970년대 이전까지 선택된 소수의 인류만이 경험해봤던 희귀질병이다. 하지만 지금은 기아에 고생하는 아프리카 대륙을 제외하면 전 세계인들을 위협하는 가장 두려운 존재로 떠올랐다. 그리고 고혈압과 당뇨 같은 파생상품을 만들어내며 무서운 속도로 세계를 감염시키고 있다.
책의 첫 번째 주제는 ‘비만과 다이어트’이다. 이는 현대인들이 가장 고민하고 가장 힘들어하는 문제 중 하나이다. 인터뷰이는 박용우 교수. 그는 30년간 비만 환자를 치료한 대한민국 최고의 비만전문가다. 비만이 질병임을 인식하고 비만클리닉을 전문적으로 운영해왔으며, 비만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밝히기 위해 책과 방송을 통해 비만과 다이어트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꾸준히 전파해오고 있다.
두 번째 주제는 ‘암’으로, 이는 의학의 발전에 따라붙으며 인류를 위협하는 대상이다. 국립 암센터를 비롯해 대형병원의 전문의가 아닌 서재걸 원장을 인터뷰이로 선정했다.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한 시스템에서 한 발 빗겨나 말기 암 치료에 대한 대안을 연구중인 의사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항암치료 이외의 뚜렷한 방법을 찾지 못한 주류연구에서 벗어나 새로운 질문을 던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적역이다.
세 번째 주제는 ‘우울증과 공황장애’이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단하는 이 질병은 개인의 영역을 넘어서 새로운 사회적 질병이 되고 있기에 다뤄야만 했다. 인터뷰이는 과거와는 달라진 현대 사회의 삶을 가장 근접해서 보고, 경험한 양재진 원장. 그가 젊은 세대라는 것, 그리고 알코올 치료 전문병원과 정신건강의학상담, 그리고 TV 출연을 통한 다양한 사례 연구를 한 점이 선정의 이유였다.
네 번째 주제인 ‘몸의 건강과 운동’의 인터뷰이는 트레이너 임종필이다. 질문의 출발점이 ‘몸과 정신’이라는 삶의 영역 안에 있었기에 이론적 지식과 함께 그것을 적용시킬 육체의 운영에 대해 논할 필요가 있었다. 그는 우리나라 1세대 퍼스널 트레이너로, 배용준, 권상우, 차인표, 이나영 뿐 아니라 의사들을 개인 지도하는 ‘닥터스 트레이너’로도 잘 알려진 전문가다.
김태훈은 책을 통해 “우리 시대의 질병은 우리와 사회, 곧 우리들의 세상이 만들어낸 발명품”이라고 단언한다. 어느 날 하늘에서 갑자기 도착한 것이 아닌, 사회의 진화와 함께 성장해온 생물이라는 의미다. 그렇다면 가파르게 발전과 진화를 거듭해온 현대의학은 어째서 우리의 건강과 삶을 지켜주기는커녕 전에 없던 질병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일까? 김태훈의 핵심을 꿰뚫는 질문과, 전문가 4인이 답하는 과정 속에서 현대사회에 등장한 질병의 원인과 그 해결책을 찾아본다.
또한 현대의학의 오늘을 진단함으로써 그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은 물론, 의료 기술이 산업을 만나 생성되는 문제들도 함께 살펴본다. 이를 통해서 우리가 어떤 시대를 살고 있는지,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은 무엇으로 가능한지를 탐구하고자 한다. 이 책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꿈꾸는 현대인, 자신의 건강 주권을 지키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현대의학의 공과 실, 명과 암, 그리고 반성과 대안이 담긴 교양서다.
김태훈
칼럼니스트이며, 라디오 DJ, TV 영화 프로그램 등을 진행했다. 2017년부터 팟캐스트 ‘김태훈의 책보다 여행’을 진행하고 있다. 중앙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고, 동덕여대 문창과를 수료했다. 두 권의 연애 칼럼집과 한 권의 영화‧음악 칼럼집을 출간했다. 2014년 열 명의 문화예술계 인사들과의 대담집 ‘김태훈의 편견’을 출간했고, 2015년에는 정치인 김부겸(현 행정안전부장관, 현 대구 수성구 국회의원)과의 대담집 ‘공존의 공화국을 위하여’를 출간했다. 자유로운 히피로 살길 꿈꾸지만, 여전히 세상에의 관심과 질문을 멈추지 못하고 있다.
김태훈 지음│블루페가수스 펴냄│391쪽│18,000원
전자신문인터넷 소성렬기자 hisabis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