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내년 아이폰 신모델 전량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채택하기로 확정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보급형 모델에도 OLED를 채택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수요 감소로 위축된 OLED 부품업계가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8일 복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애플은 2019년 아이폰 신모델 기획을 시작했으며, 3종 모두에 OLED를 채택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업계는 올해 아이폰 2종은 OLED, 1종은 LCD로 각각 출시하고 내년에도 이와 동일한 선택을 할 것으로 관측했다.
애플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최근 애플이 2019년 아이폰 모델 기획을 시작했고, 3종 모두에 OLED를 채택키로 했다”면서 “아이폰Ⅹ(텐)에 채택한 OLED가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LCD보다 화질, 성능 등에서 상당히 우수하다고 평가하는 등 내부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도 “애플이 2019년 아이폰 신모델에 전량 OLED를 탑재하는 방침을 세웠다”면서 “만약 신모델이 3종보다 늘 경우 LCD 모델이 유지될 수도 있지만 기존처럼 3종을 유지하면 전량 OLED만 선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이 아이폰 신모델 전량에 OLED를 채택하면 모바일 LCD 시장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아이폰용 LTPS LCD를 가장 많이 공급하는 일본 재팬디스플레이(JDI)가 직격탄을 맞는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에 플렉시블 OLED를 공급하지 못하면 모바일 매출 감소를 피할 수 없다.
후방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OLED 패널 단독 공급사인 삼성디스플레이는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급 물량이 늘어나면 단독 공급사 체계를 선호하지 않는 애플 특성상 LG디스플레이가 새롭게 공급사로 정식 선정될 가능성도 있다. 경연성인쇄회로기판(RFPCB)을 비롯해 OLED 주요 부품·소재 업체도 성장 기회를 맞게 된다.
업계는 애플이 전량 OLED를 채택하면 프리미엄 스마트폰 위주로 채택된 플렉시블 OLED가 중급형 시장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비싼 가격이다. 플렉시블 OLED 패널 가격이 높아 스마트폰 세트 가격이 높아진다. 애플이 중저가형 모델에 OLED를 채택해도 구매 수요를 촉발시키려면 세트 가격이 낮아져야 한다. 애플은 아이폰Ⅹ를 1000달러가 넘는 고가에 팔았다.
한 관계자는 “최근 스마트폰 세트 제조사는 카메라와 센서 등에 지불하는 비용이 높아졌는데 주요 성능을 낮춰 전체 세트 가격을 낮출 수 있다”면서 “구매 물량을 늘리면 할인율을 높게 적용받아 구매 단가를 낮출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할 패널 물량이 증가하면 새로운 설비가 필요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언급된다. 그러나 A3 수율이 상당히 개선돼 생산량이 증가했고 A4 가동도 준비하고 있어서 새로운 A5 공장 투자까지는 수반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