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북·미 정상회담, 힘을 모아 주자

북한과 미국의 회담 성사 과정이 한 편의 드라마를 쓰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6일 판문점에서 극적으로 만났다. 문 대통령은 곧바로 27일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모든 노력은 남북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북·미 정상 회담을 위한 것”이라면서 “남·북·미 3자 정상회담에 이어 최종 종전 선언까지 이어 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다음 달 1일 남한과 북한이 고위급 회담을 열고 실무 협상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을 겨냥해 강력한 비핵화 의지가 의심된다며 다음 달 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한다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공개했다. 분위기가 급속히 냉각된 상황에서 2차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지자 다시 입장을 번복, 북·미 회담 재추진을 공식화했다. 불과 사흘 사이에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에서 '취소', 다시 '성사'로 극과 극을 오갔다. 결국 미국이 정상회담을 재추진하는 것으로 결론 나면서 북·미 회담 개최가 사실상 임박했다.

북·미 정상회담은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 체제 항구화를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남한과 북한이 아무리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하더라고 북한과 미국, 나아가 중국의 참여 없이는 말짱 도루묵이다. 북한과 미국이 어렵사리 원점으로 돌아왔으니 지금부터는 더욱 냉철해져야 한다. 비관도 금물이지만 그렇다고 쉽게 낙관도 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까지 지난한 과정을 뒤돌아봤을 때 북한과 미국이 만나기 전까지 어떤 돌발 변수가 있을지 가늠할 수 없다.

냉정할 필요가 있다. 우선은 미국과 중국이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공유해야 한다.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변수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무엇보다 주변 열강 의지를 끌어내는 게 회담 성사를 위한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회담장에서 두 정상이 만나기까지 한시라도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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