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무역 압박에 맞서 중국 정부가 자국산 반도체 구매를 확대한다.
24일(현지시간) 홍콩명보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2019년 중앙 국가기관 IT(정보기술) 제품 구매계획 공고'에서 서버, 교환기, PC, 노트북 컴퓨터 등 내년도 IT 제품 구매계획을 밝혔다.
중국 정부가 자국산 CPU를 사용한 서버를 대량 구매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산 반도체 서버' 항목에 룽신(龍芯)、선웨이(申威)、페이텅(飛騰) 등 중국산 중앙처리장치(CPU)를 사용한 서버를 구매하겠다는 계획이 담겼다.
중국 반도체 업계는 즉각 환영했다. 후웨이우(胡偉武) 반도체 제조업체 룽신중커(龍芯中科) 최고경영자(CEO)는 "지금껏 정부 부문에 납품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는데 이제 가능해졌다"며 "이는 국가가 솔선수범해서 국산 기술을 사용하겠다는 것으로 국내 반도체 기술이 그만큼 성숙해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조치에는 미국의 ZTE 제재가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16일 미국의 대북 및 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ZTE에 대해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를 못 하도록 제재했다. ZTE 관계자는 “미국의 기술수출 통제로 ZTE가 최소 200억 위안(약 3조4천억원)의 손실을 봤다”고 전했다. ZTE는 통신장비 등에 들어가는 부품의 25∼30%를 미국에서 조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후웨이우 CEO는 "끊임없이 문제를 발견하고 개선하려는 노력만이 중국 반도체 산업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며 "중국은 반드시 자체적인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