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한 시대가 저물었다.
22일 오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고 구본무 LG 회장 발인식이 치러졌다. 고인 생전 유지대로 발인식 분위기는 차분했다. 운구 과정 일부는 취재진에 공개했다. 장례식장에서 고인 유해를 장의차에 싣는 모습까지였다. 10분 남짓 시간이었다.
오전 8시가 채 안 된 시간에 조현준 효성 회장과 허창수 GS 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모습을 보였다. 구 회장 유족과 친지는 오전 8시부터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비공개로 발인제를 진행한 뒤, 운구를 위해 장례식장 지하 1층으로 내려갔다.
오전 8시 30분이 되자 유족이 지하 1층에서 리무진 장의차가 세워진 지상 1층으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영정사진을 든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를 필두로 검은 옷을 입은 100여명의 범LG가 친지들과 LG 관계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윤 대표는 고인의 맏사위다.
윤 대표 바로 뒤에서 6명 관계자가 구 회장 관을 들었다. 이들은 과거 구 회장을 보필했던 비서를 포함한 ㈜LG 직원들이었다. 대기하고 있던 장의차에 다다르자 이들은 고인 관을 장의차로 옮겼다.
구광모 LG전자 상무는 두 손을 앞으로 모은 채 유족들 가장 앞에 서서 이 모습을 지켜봤다. 표정은 담담했지만 침통함이 묻어났다. 그의 뒤에서 함께 지켜보던 구본준 LG 부회장도 마찬가지였다. 바로 옆에 서있던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얼굴도 붉어졌다.
장의차 문이 닫히자 구 상무와 유족들이 장의차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유족들은 말없이 눈물을 보였다. 장의차에는 구 상무와 윤 대표가 탑승했다. 장의차가 장례식장을 빠져나면서 발인식이 끝났다. 장의차가 떠난 후에도 유족과 조현준 회장, LG 임원단 등은 한동안 자리를 지키다 발걸음을 돌렸다.
이후 장례 절차는 가족들만이 장지로 이동한 가운데 비공개로 이뤄졌다. 유해를 화장한 후 곤지암 인근에 수목장 형태로 장례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발인식에 참석한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 장관은 “장지에 따라고 싶지만 가족들만 참석해달라고 간곡하게 요청해 못갈 것 같다”고 말했다.
발인식에는 하현회 LG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등 그룹 계열사 부회장단도 참석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