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출시된 세계 최초 양산형 전기자동차인 닛산 리프 1세대 교체시기가 도래하면서 배터리 재활용 서비스가 시작됐다. 국내외에서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17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닛산자동차는 이달부터 닛산 리프 1세대용 재사용 배터리팩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앞서 닛산자동차는 일본 후쿠시마현 나미에에 스미토모상사와 합작사인 '4R에너지' 공장 가동을 3월부터 시작했다. 4R에너지는 리튬이온 배터리 재사용(Reuse), 재판매(Resell), 재가공(Refabricate), 재활용(Recycle) 사업을 위해 2010년 설립된 회사다.
4R에너지는 모듈별로 80% 이상 성능이 남은 배터리를 선별해 전기차 배터리팩으로 재가공해 신품의 절반 가격인 30만엔(약 294만원)에 판매한다. 전기차용 배터리팩 외에 에너지저장장치(ESS), 전동 지게차 등에 활용할 수도 있다.
닛산 리프 배터리팩은 48개 모듈로 구성돼있다. 각각의 모듈마다 배터리 셀 4개씩이 탑재돼 총 192개의 셀로 24㎾h 용량을 구현한다. 스미토모는 기존 16일이 걸리던 48개 모듈에 대한 배터리 잔존 성능 분석시간을 4시간으로 단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닛산자동차는 “가까운 미래에 1세대 전기차 구매자가 차량을 교체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폐 리튬이온 배터리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나미에 공장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재활용하는 최초의 공장으로 배터리 재활용과 재가공은 환경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폐배터리 재활용 필요성은 꾸준히 대두되고 있다. 가장 먼저 순수전기차를 상용화한 일본 외에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도 지난 2월 산업 부처 합동으로 전기차 제조사에 폐배터리 수거와 재활용 채널 구축 책임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임시 조치를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전기차 보급에 적극적인 제주도가 오는 9월 도내에 전기차 폐배터리 재사용 센터를 준공하는 등 자원 선순환체계 구축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차전지와 자동차 산업이 밀집한 충청남도와 울산광역시도 폐배터리 재활용을 지자체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는 10만㎞를 주행해도 80% 이상 성능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기존에는 재활용 회수 비용이 훨씬 더 높아 생산성을 맞추기 어려웠지만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고 원재료 가격도 급등하면서 경제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