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아세안 보다 밀리는 韓스타트업 생태계, 'BOSS' 전략 펼쳐야"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보스(BOSS)'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BOSS는 블록체인 산업 발전(Block Chain), 글로벌화 및 열린 정책(Openness), 규제 완화 및 성실 실패 인정(Sand Box), 성장 촉진 및 투자 유치(Scale Up)를 의미한다.

한국무역협회(회장 김영주)는 15일 '아세안 4개국 TIMS 스타트업 메가 클러스터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TIMS는 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싱가포르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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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을 위한 BOSS 전략(자료:무역협회)

TIMS의 스타트업 메가 클러스터 최근 10년간 연평균 벤처캐피털(VC) 투자 성장률은 54%다. 한국(2.2%)의 25배에 달한다. TIMS 중 태국은 저렴한 창업비용, 인도네시아는 스마트폰 사용인구 9000만에 달하는 거대 시장, 말레이시아는 효율적인 IT 인프라 및 고수준 인력, 싱가포르는 글로벌 핀테크 및 블록체인 허브화가 돋보인다.

작년에는 기업가치가 10억 달러를 넘는 스타트업 '유니콘 기업'도 한국보다 TIMS에서 많이 나왔다. 블록체인 기반 간편결제 솔루션 오미세고(태국), 아세안에서 급성장하는 전자상거래 업체 토코피디아(인도네시아), 동남아에서 우버를 넘어선 그랩(싱가포르)은 글로벌 투자자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많게는 2조원 이상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한국 스타트업 최대 유치액은 800억 원이다.

보고서는 한국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상대적으로 발전속도가 더뎌졌다고 지적했다. 각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평가하는 스타트업 지놈 평가에서 서울은 40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싱가포르, 쿠알라룸푸르, 마닐라 등은 서울보다 상위에 등재됐다. 특히 한국은 스타트업 생태계 글로벌화에서 TIMS에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이 보유한 원천 기술력은 높지만 문화적, 지리적인 폐쇄성과 불필요한 규제에 문제점으로 꼽혔다. 보고서는 문제 해결을 위해 '보스'로 요약되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 8대 방안을 제시했다.

블록체인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블록체인산업 진흥기본법 제정, 블록체인 활용을 위한 개인정보 보호관련 규제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글로벌화와 열린 정책을 위해서는 창업투자회사 해외 투자요건 완화, 혁신 벤처기업 외국인 고용추천 제도 도입 등을 선결과제로 봤다.

규제 완화 및 성실한 실패 인정 차원에서는 스타트업 창업자 연대보증 철폐, 규제정책 실명제 및 규제 총량제 도입을 제안했다. 성장 촉진 및 투자 유치를 위해서는 신성장 스타트업에 대한 차등 의결권 제도 도입과 대기업 인수·합병(M&A) 후 벤처기업 지위 인정 등을 강조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