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온라인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롯데닷컴을 흡수 합병한다. 롯데쇼핑은 롯데닷컴 합병을 계기로 각 유통 채널이 제각각 운영 중인 온라인 사업을 단계적으로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롯데쇼핑과 롯데닷컴은 11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 간 합병안을 승인했다. 합병 비율은 롯데쇼핑 1 대 롯데닷컴 약 0.0285다. 롯데쇼핑이 롯데닷컴을 420억원에 인수한 뒤 합병하는 방식이다. 롯데쇼핑은 롯데닷컴 주주들을 상대로 현금 대신 이 금액만큼 신주를 발행해 나눠주기로 했다. 롯데닷컴 주주는 롯데지주(지분율 77.69%), 호텔롯데(13.06%) 등이다. 합병일자는 8월 1일이다.
롯데쇼핑은 이번 합병을 통해 온라인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해 매출과 수익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인적·물적 자원의 효율적 결합으로 경영효율성 또한 증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롯데그룹의 유통 사업 분야에서는 7개 온라인몰이 운영되고 있다. '엘롯데'(백화점), '롯데마트몰'(마트), '롯데슈퍼몰'(슈퍼) 등 3개가 롯데쇼핑에 속해 있으며 롯데닷컴이 흡수합명되면 4개가 운영된다. 롯데는 이들 온라인몰을 단계적으로 통합 운영할 예정이다.
롯데쇼핑은 이날 이사회에서 중국 롯데마트 일부 매각 건도 승인했다. 중국 내 74개 롯데마트 점포를 보유한 화둥법인을 중국 유통사 리췬그룹에 2914억원에 팔기로 했다. 매각 대상 점포는 상하이와 장쑤성 등 화둥 지역 53곳이다. 이 지역에는 74개 롯데마트 점포가 있으나 21개는 리췬 측에서 인수를 원치 않아 정리·폐점될 것으로 알려졌다. 리췬그룹은 산둥성 칭다오에서 1933년 설립된 유통·부동산 개발 회사로 지난해 유통 부문 연 매출은 약 1조7500억원이다.
롯데마트는 앞서 지난달에는 베이징 점포 21곳을 약 2485억원에 중국 유통기업 우마트에 매각하기로 했다. 베이징에 이어 상하이 지역 점포를 매각하고 나면 중국에 남은 롯데마트는 화중과 둥베이 법인 14개다.
롯데마트는 상반기 중 점포 매각 작업을 마무리하기로 하고 현지 유통업체들과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의 롯데마트 매각작업이 막바지에 다다르며 롯데마트는 2007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지 11년 만에 사실상 사업을 접게 됐다.
롯데 측은 사드보복으로 인한 마트 사업 피해가 1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선양 롯데타운 건설 프로젝트 중단, 면세점 매출 감소까지 합치면 2조원이 넘는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은 이날 1분기 실적도 발표했다. 매출은 4조34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6.6% 증가한 1649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당기순이익은 직원위로금 등 중국 할인점 매각 관련 충당금과 2017년 3분기 롯데지주 설립으로 지분법 이익 감소 등으로 99억원 적자 전환됐다.
백화점의 경우 기존점 매출 증가와 판관비 감소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2%와 25.6% 증가했다. 해외는 중국 적자 폭이 다소 개선되고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점포가 성장세를 보이며 적자폭이 축소됐다.
마트는 중국 사드보복 영향으로 44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적자 폭이 확대됐다. 슈퍼도 점포 리뉴얼 및 미세먼지 등 기상 악화 영향으로 1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자제품전문점 사업부(하이마트)의 경우 환경 관련 소형가전(공기청정기, 청소기) 및 세탁기, 의류건조기의 고성장 지속과 프리미엄 가전매출 증대에 따라 양호한 실적을 나타냈다.
롯데쇼핑 IR 관계자는 “백화점의 경우 해외패션과 생활가전이 실적 호조세를 보였고 하이마트도 공기청정기와 스타일러, 프리미엄 가전 등이 높은 실적을 보였다”며 “향후 중국 마트 매각이 잘 진행되고 선거 및 외교 이슈 등으로 국내 소비와 경제 관련 긍정적 신호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